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9.26 14:29

미중 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 악화 영향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인 금융안정지수가 '주의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금융안정지수가 8.3(잠정치)로 올라 주의단계(8~22)의 하단을 소폭 상회했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지수의 주의단계 진입은 2016년 2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이에 앞서 2000년 IT버블붕괴, 2002년 카드대출 부실사태 당시에도 주의단계에 진입한 바 있으며 1997년 IMF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위기단계까지 올라갔다.

금융안정지수는 금융안정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과 금융 6개 부문의 20개 월별 지표를 표준화해 산출한다. 불안정성이 심화될수록 100에 가까워진다. 8이상 22미만은 주의단계, 22이상은 위기단계를 의미한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 악화로 경제주체의 심리가 위축되고 자산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된 것이 8월 금융안정지수 상승의 원인으로 봤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신용시장은 안정화되고 있으나 기업의 건전성은 다소 악화된 모습됐다. 가계부채는 2분기말 155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같은 증가율은  2004년 3분기말(4.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부채증가율은 여전히 소득증가율을 웃돌았다. 2분기말 가계부채율은 159.1%로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했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올해 들어 대내외 여건 악화로 다소 악화되는 모습이다. 매출액은 전기전자 등 주요 수출업종의 실적 악화로 1분기 1.5% 줄었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올 1분기 4.7배로 전년 동기(9.5배)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80.8%로 2.7%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기업실적 악화 등 금융안정 관련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지만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복원력은 모든 업권에서 자본적정성 비율이 규제 수준을 크게 상회할 정도로 강건한 상태"이며 "단기외채비중이 전년말보다 상승했고 외환보유액과 순대외채권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외환부문도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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