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주진기자
  • 입력 2016.03.04 13:58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는 등 공화당 대선주자로 질주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지난 미 대선 공화당 후보였던 미트 롬니가 맹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롬니는 트럼프가 부정직하고 탐욕적이며 괴상한 인물이라며 공화당 후보로서 부적격하다고 질타했다. 

롬니는 3일(현지시간) 연설을 통해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는 가짜이며 사기꾼이다. 그의 공약들은 트럼프 대학 졸업장보다도 더 가치가 없다”며 “그는 대중을 가지고 놀면서 백악관에 무임승차하고 있다. 부정직은 도널드 트럼프의 특징이다. 그는 약자를 괴롭히며, 탐욕적이고, 과시적이며, 여성혐오적이고, 괴상하기 짝이 없는 삼류 연극이다”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매인주 포틀랜드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트럼프는 “롬니는 내게 선거 지지를 애걸복걸했던 인물”이라며 “만약 내가 ‘밋, 내 앞에 무릎을 꿇으시오’라고 했다면 그는 분명히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조롱했다. 

이같은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 미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워싱턴포스트지는 바로 직전 정당 대선 후보가 경선에 뛰고 있는 현재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처럼 롬니가 직접 나서서 트럼프를 성토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공화당 내부의 트럼프를 둘러싼 우려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선거 초반 주요 경선지역은 물론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도 압승한 트럼프를 더 이상 막아낼 수 있는 카드가 없다는 불안감이 공화당 내부를 지배하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주자 본선 후보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맞붙게 되면 패배가 확실시된다는 점에서 공화당 내에서는 지금이라도 마르코 루비오나 테드 크루즈 같은 대안을 내세워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루비오와 크루즈는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한 채 독자적인 행보를 가고 있어 공화당 지도부는 고민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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