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9.29 06:10

2.0% 수준 그칠 듯…LG경제연구원, 내년 성장률 1.8% 예상, 현대경제연구원은 2.3%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경제 부진 흐름보다 국내 경제가 더욱 악화되면서 국내외에서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0%에 근접한 수준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내년에는 1%대 후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1~20일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2% 줄었다. 추석연휴에 따른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10.3% 줄어든 수준이나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 폭이다.

우리나라의 월간 수출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시현 중이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둔화에 따른 대중국 수출 감소 및 반도체 수요 부진 등에 주로 기인한다.

이 같은 수출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국제‧국내기관들도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낮춰 잡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 대비 0.3%포인트 내린 2.0%로 제시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는 우리나라가 올해 2.1%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또한 당초 예상보다 0.3%포인트 내려간 수준이다.

OECD가 전망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도 2.1%로 기존 전망대비 0.3%포인트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현재 올해 성장률을 2.2%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2분기 경제성장률이 속보치 대비 0.1%포인트 떨어진 1.0%에 그친 가운데 가계 소비는 부진하고 기업 설비투자도 여전히 침체 국면인 만큼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2.2% 성장 전망 제시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일본의 수출 규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한 만큼 11월 경제전망 수정을 통해 하향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금융통화위원들도 성장률 달성이 어렵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거의 모든 금통위원이 국내경기 부진을 우려했다”며 “7월 전망했던 올해 성장률 2.2%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자료=LG경제연구원)
(자료=LG경제연구원)

한편, LG경제연구원이 최근 펴낸 ‘2020년 국내외 경제전망’에 따르면 2017~2018년 세계경기 반등을 이끌었던 투자수요가 일단락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확산으로 세계교역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세계경기의 빠른 하향세가 이어졌다.

특히 국내경제는 올해 세계경제보다 더욱 빠르게 성장활력이 떨어졌다. 세계경제 하향세가 교역과 투자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수출의존도가 높고 다른 제조국가들에 중간재와 자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했던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세계교역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에도 우리 제조업 수출부진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내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내구재 등을 중심으로 소비활력을 더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주택경기 하향에 따른 투자위축으로 건설투자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고 저성장 기조와 함께 0%대의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며 “우리경제는 올해 2.0%, 내년 1.8%로 성장세가 낮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자료=현대경제연구원)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도 성장률이 올해보다 소폭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경연은 ‘2020년 한국 경제 전망’을 통해 부진한 내수 경기 흐름 및 수출 경기의 미약한 회복 등을 고려한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3%라고 제시했다. 다만 경기는 여전히 둔화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경연은 2020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2019년 대비 미약하게 회복되고 건설투자 증가율은 마이너스 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설비투자는 증가세로 전환한 가운데 수출 증가율도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 반등 요소로는 2019년 수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2020년 세계경제 둔화세 개선, 반도체 경기 회복 등을 거론했다.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흐름, 중국의 경기 둔화추세 지속 등이 반등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경연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회복세 확대가 시급히 요구되고 중장기적으로는 저성장 고착화를 탈피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인 경기부양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양질의 일자리 확대 및 가계소득 증가 등 실질구매력 확충과 동시에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경제의 중장기적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 활성화 노력을 지속하고 국제교역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대외통상정책과 수출품목 및 시장 다변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주체의 미래 기대심리 악화 방지를 위해 물가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노동생산성 확충을 통한 성장잠재력도 확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건설투자 위축 완화를 위해 SOC 조기착공과 공공주택 발주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시장의 혼란 및 과열 방지를 위해 민간주택에 대한 기존 안정화 정책기조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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