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10.01 15:37

정부가 특별공급하는 '서민형안심전환대출' 금리보다도 낮아
'무자본 특수법인'이란 지위 활용해 기재부 가이드라인 무시

(자료=한국은행, 김영진 의원실)
(자료=한국은행, 김영진 의원실)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한국은행 직원들이 수년간 1%대 초저금리로 주택 자금을 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직원들에게 연 1.5~1.9% 금리로 주택자금을 대출했다.

이는 같은 기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보다 1.5%포인트 가량 낮다. 특히 저금리 매력에 국민들의 신청이 몰렸던 '서민형안심전환대출'보다도 낮다. 정부가 공급하는 이 대출상품은 금리가 연 1.85%(10년)~2.2%(30년)수준이다.

대출금액이 1억원이면 한국은행 직원은 사내 대출을 이용함으로써 시중은행을 찾는 일반 소비자보다 1년에 약 150만원의 이자를 줄일 수 있다.

한국은행의 사내대출은 최근 5년 가까이 1%대 금리를 유지해왔다. 적용금리는 2015년과 2016년 1.8%, 1.5%로 각각 시중금리보다 1.23%포인트씩 낮았다. 특히 2017년 직원에게 대출한 주택자금 금리는 연 1.5%로 시중은행보다 1.77%포인트나 낮았다. 올해도 시중보다 0.77%포인트 낮은 1.7%를 적용 중이다.

기획재정부의 '방만경영 정상화계획 운용 지침'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주택자금, 생활안정자금을 예산으로 융자하는 경우에 대출 이자율은 시중금리 수준을 감안해 결정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공공기관이 아닌 무자본 특수법인이라는 독립적 지위를 활용해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셈이다.

김 의원은 "발권력으로 예산을 만드는 한국은행이 사내복지기금도 아닌 예산을 재원으로 삼아 시중금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금리로 직원들에게 주택 자금을 융자하는 것은 서민들의 박탈감을 가중시키는 특혜 행위"라며 "공공기관이 아닌 무자본 특수법인이라는 이유로 한국은행의 예산이 자의적으로 배정되고 사용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면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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