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효영기자
  • 입력 2016.03.05 09:00

중국인관광객(유커)들이 가장 선호하는 K-뷰티 품목인 ‘마스크팩’ 제품에 남성 한류스타들이 잇따라 캐스팅되면서 남성모델 경쟁이 한창이다.

예전엔 ‘화장품=여자모델’이 공식처럼 돼 있었지만 최근들어 외모 가꾸기에 관심 많은 남성들, 이른바 ‘그루밍족’이 늘면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남성 모델을 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기에다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중국, 홍콩, 대만 등의 한류 붐을 겨냥, 대세 남자 스타들을 활용해 중국 여심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마스크팩은 방한 유커들의 필수 쇼핑 품목이다. 다른 화장품보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무게도 가벼워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 명동 등에는 마스크팩만 한데 모아 판매하는 전문매장까지 생겼다.

◆현빈·송승헌·박서준 등 한류스타 모델로 중국 시장 겨냥

동물 모양 마스크팩으로 유명해진 SNP는 올 1월 송승헌을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SNP 화장품’의 전속 모델로 발탁했다.

SNP 화장품의 베스트셀러인 ‘에스엔피 바다제비집 아쿠아앰플 마스크팩’은 지난 2014년 7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 1초에 1매씩 판매될 정도다. 고급 식재료로도 널리 알려진 바다제비집 추출물이 1000mg 함유돼 수분강화, 피부진정, 광채, 수분 보유력 증대에 효과적이다. 이후 출시된 ‘에스엔피 애니멀마스크’는 젊은층 사이에 동물모양 마스크를 붙이고 인증샷을 찍는 이른바 ‘팩증샷’ 열풍까지 일으켰다.

이같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SNP 화장품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무려 800% 늘어난 740억원을 기록한 이 회사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SNP 화장품은 송승헌 모델 발탁을 계기로 적극적인 한류 마케팅에 나서 글로벌 대표 뷰티 브랜드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힌다는 계획이다. 특히 송승헌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사임당, the Herstory’는 중국 수출을 위해 사전제작제도를 택했을 정도로 중국 시장의 인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류 엔터 대표 기업인 키이스트와 팬엔터테인먼트 등이 참여해 설립한 화장품 전문기업인 ‘더우주(THE OOZOO)’는 최근 배우 박서준을 모델로 ‘우주 페이스마스크’ 광고컷을 공개했다.

주력 제품인 ‘우주 페이스마스크 3종’은 신개념 주사기형 앰플 마스크팩으로 활성 성분을 신선하게 보존하기 위해 앰플을 주사기에 분리 보관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 전 앰플을 터트려 활성화된 영양성분을 마스크팩에 주입한 후 믹스해 사용하면 유효 성분이 피부에 작용한다.

회사측은 엔터기업 등과 연계돼 있는 브랜드인 만큼 한류 붐을 활용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박서준도 직접 사용하는 ‘1일 1팩’의 핫한 제품이라는 이슈를 통해 국내는 물론 중국 등 아시아까지 브랜드를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국내 마스크팩 1위 브랜드인 ‘메디힐’이 배우 현빈을 모델로 기용해 국내는 물론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메디힐은 ‘수분폭탄팩’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NMF 아쿠아링앰플 마스크, WHP 숯미네랄 마스크 등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기능성 마스크팩으로 인기를 끌어 지난해 8월 기준 마스크팩 누적 판매량 3억만장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대표 제품인 ‘메디힐 NMF 마스크팩’은 국내 면세점 마스크팩 판매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중국 25개 면세점에 입점하는 등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다.

회사측은 “드라마 ‘시크릿가든’과 영화 ‘만추’ 등을 통해 많은 중국 팬을 확보하고 있는 현빈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를 제고해 한류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 마스크팩 시장은 4000억원, 중국은 5조원 규모

지난 2000년 초반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국내 마스크팩 시장은 지난해 전년보다 25% 가량 성장한 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지난해 올리브영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마스크팩은 현빈을 모델로 발탁한 엘앤피(L&P)코스메틱의 메디힐이었다.

국내 1위의 마크스팩 브랜드 ‘메디힐’을 보유한 엘앤피(L&P)코스메틱은 지난 2013년 142억원(이하 연결기준)에 불과했던 매출이 2014년 742억원으로 5배 이상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에는 23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올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L&P코스메틱은 현재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시장도 국내 시장이지만 중국의 마스크팩 시장 성장세는 더욱 폭발적이다. 지난해 중국 마스크팩 시장 규모는 전체 화장품 시장의 약 10%인 5조원 규모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연간 1회 이상 마스크팩을 구매한 중국 소비자는 48%에 달하며 중국 소비자 중 10%는 주 최소 1회 이상 마스크팩 사용 습관을 갖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중국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모니터도 중국의 마스크팩 시장이 2020년까지 매년 20% 이상씩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5조원 시장을 놓고 300여개의 전세계 마스크팩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마스크팩 브랜드의 돌풍이 거세다. 코트라가 지난해 발표한 중국 4대 온라인 플랫폼인 타오바오, 톈마오, 징둥, 쥐메이유핀의 브랜드별 마스크팩 판매량에 따르면 1위만 중국 브랜드(보취안야)이고 2위부터 5위까지 메디힐, 리더스, 이니스프리, SNP 등 모두 한국 브랜드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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