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10.09 05:00

사고 원인 중 운전자 책임이 90%…자율주행차가 브레이크만 잘 써도 3분의 1로 감소
최근 출시 양산 모델에 '자율주행 2' 시스템 대거 적용…테슬라는 자율주행 3 단계

자율주행 레벨5가 적용된 미래자동차는 스스로 판단하고 이동한다.(사진=볼보자동차)
자율주행 레벨5가 적용된 미래자동차는 스스로 판단하고 이동한다.(사진제공=볼보자동차)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고속도로를 운전하던 중 조금 피곤해 지능형주행제어(IACC)를 작동했다. 핸들에 가볍게 손만 올리고 있으면 일정한 속도로 주행하면서 앞 차와의 간격을 조절하고, 완만한 커브 길도 핸들이 차선을 따라 스스로 돌아가면서 주행한다. 국도에서 주행 중 멀리서 앞 차가 멈추는 것을 보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중일 때 스스로 정차했다. 선행 차가 적색 신호에 정차한 것을 감지하자 멀리서부터 속도를 줄이더니 가까워질수록 조금씩 속도를 낮추고 마지막엔 부드럽게 멈춰섰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하고 고속도로에서 달리던 중 제한속도에 맞춰 차가 스스로 운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뒤에서 급하게 달려오던 승용차가 전방 차선에서 화물차가 저속주행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 갑작스럽게 끼어 들었다.  내 차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달리던 속도로 계속 주행하다가 결국 추돌 사고가 났다.

자동차운전은 한순간도 방심을 허용하지 않는다. 운전조작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행위이다. 운전은 0.3~1초 내에 전방의 상태를 보고(인지), 판단(의사결정)하고, 조작하는 연속적 작업이다. 교통사고는 이 3단계 중 하나에 의한 잘못 또는 지연에서 발생된다.

자율주행 기술은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효과와 운전자의 부담을 경감시켜준다. 다만 아직까지 완벽하지 않은 기술로 운전에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해 좀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한 이유다.

자율주행은 비행기의 자율항법시스템에서 발생된 기술이다. 이미 자율주행은 우리 생활이 깊숙이 들어와 있다. 가까운 곳에서 찾으면 신분당선, 의정부 경전철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자동차에 적용한 자율주행의 개념은 1939년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2000년 초 자동차업계에서 충돌사고에 미리 대비하는 예방적 안전 기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자율주행차 개발이 자동차회사의 기술력 척도가 된이후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술들이 보편화고 있다.

운전자들은 산만한 주변 환경과 각종 전자기기 등 다양한 주변 영향으로 인지범위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운전에 집중하지 못해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템)와 같은 위험요소인지 시스템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최근 출시되는 신형 차량에 기본적으로 설치되고 있는 차선이탈 방지 경보 장치(LDWS), 후방감지 센서 및 카메라, 전방추돌 방지 장치, 타이어 공기압 감지 장치(TPMS) 같은 장치들이 처음에는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보조장치의 개념에서 이제는 자율주행을 위한 필수 장치들(부품 및 센서)로 보편화되고 있다.

초기 자율주행의 대표적인 기술은 모노비전 기술(모빌아이 이스라엘)과 스테레오 비전 융합기술(다임러 독일), 레이더 응용기술(인피니언 독일, 프리스케일 미국), 라이다 센싱 기술(이베오 독일)이었다.

모노 비전과 스테레오 비전 기술은 하나 또는 두 개의 카메라가 전방을 지속적으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해 데이터에 있는 내용과 비교해 위험을 인지하는 방법이다.

레이더와 라이다는 전파와 레이저를 이용해 반사되어 오는 신호를 분석해 정보를 획득하여 위험요소를 찾는 기술이다. 레이더는 단거리·중거리·장거리용에 따라 사용된다. 라이다는 근거리 물체감지에 어려움이 있어 혼용하여 쓰며, 공간분해 능력이 뛰어나 3D 맵핑에 좋다.   

라이다는 레이더와 기본 원리는 같지만 고출력 펄스 레이저를 이용해 거리 정보를 획득한다는 점이 다르다. 라이다 센서에서 끊임없이 광선을 쏘아 되돌아오는 속도를 측정해 실제 거리를 계산한다. 1초에 수백만 번의 광선을 쏘기 때문에 이를 모두 합쳐서 3D로 시각 정보를 재구성하는 것이 가능해진다.(자료 출처=네이버랩스)
라이다는 레이더와 기본 원리는 같지만 고출력 펄스 레이저를 이용해 거리 정보를 획득한다는 점이 다르다. 라이다 센서에서 끊임없이 광선을 쏘아 되돌아오는 속도를 측정해 실제 거리를 계산한다. 1초에 수백만 번의 광선을 쏘기 때문에 이를 모두 합쳐서 3D로 시각 정보를 재구성하는 것이 가능해진다.(자료 출처=네이버랩스)

초기의 ADAS는 센서들로부터 수집된 운전자 인지 밖의 사고 위험요소를 분석하고 이를 운전자가 인식하게 하여 사고방지를 위해 대비 할 수 있도록 경고하는 수준의 위험요소 인지 기술이었다.

결국 위험요소 인지 기술이 발달되면서 보행자 충돌경고, 긴급제동 시스템, 차선이탈 방지 경보, 전방차량 추돌 경고(차간거리 측정 후 위험인지 경보), 전방 모니터링 시스템, 하이빔 스마트 컨트롤 시스템, 고속도로 속도제한 표시 및 제어 등 운전자 인지 밖 상황에 대한 감시에서 핸들과 브레이크 등 차량 제어가 되기 시작했다.

각종 센서와 부품들을 통해 차량의 엔진 및 미션 등을 통해 차 내부의 연비와 파워를 컨트롤하던 기술이 이제 차 외부의 상황을 수집해 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운전자에게 알려주고 혹은 직접 조작할 수 있게 되며 결국 자율주행차의 필수 기술들이 마련됐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의 경우는 자국의 차량 평가항목에 포함하고 있다. 2012년부터 미국과 일본은 상용차에 LDWS(차선이탈방지 장치)  장착을 의무화했고, 유럽은 2014년부터 LDWS, AEB(긴급제동 시스템) 등을 NCAP(신차평가제도) 평가항목에 추가했다.

국내에서는 2013년 전방충돌경고장치를 자동차안전도평가에 도입했다. 이후 2015년 국내에 출시되는 차량에도 타이어공기압감지장치, 급제동장치, 스마트 측후방감지장치 등과 같은 수출시 평가항목에 포함된 위험요소 인지 기술을 탑재한 차량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가장 기초적인 차선이탈 경보는 수출을 위해 이미 2013년부터 승용차에는 탑재되기 시작했고, 이후 내수용 차량에도 사용되기 시작해 2016년 본격적으로 양산차에 적용됐다.

ADAS은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 '교통사고 제로'를 목표로 발전하고 있다.(사진=현대저널)
ADAS은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 '교통사고 제로'를 목표로 발전하고 있다.(사진=현대저널)

자율주행차에 기본인 기능은 사람과 동일한 인지·판단·제어다.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등과 차체에 설치된 다양한 종류의 센서로 주변 환경 정보를 ‘인지’해 주어진 다양한 정보를 분석·비교·예측 등을 통해 ‘판단’하고 안전한 차량 경로와 행동을 생성하게 된다. 

이때 딥러닝 기능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생성된 차량 경로를 안전하고 정확하게 따라갈 수 있게 운전대와 가속페달,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등을 통해 ‘제어’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차의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ADAS의 항목이 다양해지고 기술은 보다 세밀해 지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모델들에는 기본 사양으로 자율주행 2에 해당하는 시스템이 대거 적용되고 있다. 2017년부터는 화물차와 버스 등의 일부 차량들을 대상으로 비상자동제동장치, 차선이탈방지보조 시스템 적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대형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의 ADAS 기술은 주로 경보기능이 주류였지만 자율주행차의 개발이 진행되면서 경고에서 제어로 기술이 발전되어 가고 있다. 그동안 일부 고급차에만 적용되던 기술이 이제는 양산차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현대모비스는 ‘CES 2019’에서 레벨4 수준의 미래 도심 자율주행 콘셉트 카 엠비전(M.VISION)을 공개했다.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CES 2019’에서 레벨4 수준의 미래 도심 자율주행 콘셉트 카 엠비전(M.VISION)을 공개했다. (사진=현대모비스)

국제자동차공학회가 정의하고 있는 주율주행 5단계를 살펴보면, ‘레벨 0’은 ADAS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모든 차량이 해당된다. ‘레벨 1’은 ADAS가 주행환경을 인식해 조향 또는 가감속을 조작하나 나머지는 운전자가 조작을 해야한다. 2013년 이후 출시된 차량들에 일부 포함되어 있다. 여기까지가 가장 초보적인 단계다. 

레벨 2부터가 최근 적용되는 자율주행 기술들로 비로소 자율주행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주행환경을 인식해 조향과 가감속을 통합적으로 조작하는 단계로 적어도 2가지 이상의 기능은 완전자동화가 되어야 한다. 현대차, 쌍용차, 볼보자동차 등 최근 자동차에 적용되는 ADAS의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고속도로에서 일부지만 자율주행이 가능한 모델이 포함된다.

‘레벨 3’는 자율주행시스템이 자동차를 감시하고 안전 관련 핵심기능을 통제하나 때때로 운전자 개입을 요구하는 단계다. 테슬라가 여기에 해당한다. 위급상황이나 복잡한 시내 혹은 GPS 신호 수신이 안되는 경우 직접 운전이 가능한 자동차다.

‘레벨 4’는 운전자가 자동차의 요청에 적절히 응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자율주행시스템 스스로가 자동차를 통제하는 단계다. 현재 구글, 포드 등이 연구 중에 있다.

마지막으로 ‘레벨 5’는 충돌이 예상되면 차량이 스스로 핸들과 제동시스템을 제어하고 차선과 속도를 유지하며 갑작스런 장애물의 등장에도 대응할 수 있는 자율주행시스템으로 모든 도로와 조건에서 자동차를 조작하는 진정한 자율주행의 상태다.

이러한 ADAS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차량에 전방 감시를 위한 장거리 레이더, 운전자가 차량 인접 주변환경에서 위험한 상황을 감지하고 피하는데 도움을 주는 단거리 레이더, 우수한 야간 투시력과 높은 이미지 해상도를 제공하는 고성능 카메라, 실시간 3D 머신비전을 구현할 수 있는 고해상도 3D 플래시 라이다 등이 필요하다.

전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 조셉 카니안드라 국장은 '자율주행차 융·복합 미래포럼 국제 콘퍼런스'에서 "교통사고 원인 중 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90%, 도로환경 7%, 차량 관련 3%로 나타났다"며 "사고에서 졸음운전, 음주 운전, 조작 미숙 등 운전자로 인한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NHTSA가 진행한 운전자의 브레이크 사용 실태 조사결과를 소개하며 "운전자의 50% 이상이 브레이크를 적절히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며 "자율주행차가 이를 적절히 제어한다면 2015년 250만건 수준이던 교통사고가 2040년 70만건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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