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0.04 18:15

美 CDC "평균나이 35세 미만…환자수 아직 꼭지점 아니다" 불길한 예고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미국에서 전자담배에 의한 폐질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CBC·로이터통신 등 미국의 주요 매체들은 질병통제국(CDC)이 최근 48개 주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1080명의 폐질환자를 확인했다고 3일(현지 시간)자로 보도했다. 이는 지난주 보고된 805건보다 275건이나 급증한 수치다. CDC는 또 15개주에서 최소 18명의 전자담배 관련 사망자를 확인했으며, 코네티컷주에서도 19번째 사망자가 곧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사망자는 원인관계를 조사 중이다. 아직 보고가 들어오지 않은 곳은 알래스카와 뉴햄프셔주 뿐이다.

델라웨어주는 지난 목요일 첫 번째 관련 사망자 소식을 전했다. 주 당국은 사망자가 오랜 입원기간 뒤에 8월에 사망했다면서도 사망원인이나 나이·성별·거주지역 등 세부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32건의 보고와 14건의 질병이 발생한 뉴저지의 보건청은 환자 사례가 늘어나자 현재 8명의 조사관을 20명으로 증원시킬 계획이다. 피해자 평균 연령은 20세로, 15세에서 51세 사이에 분포돼 있다.

메이요클리닉 병리학자인 브랜든 라센박사는 새로운 보고서에서 “폐 손상이 마치 독성 화학가스나 유독성가스, 독성물질에 노출됐을 때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사망자들의 흡입물질이 어떤 것인지 아직 밝혀지진 않았지만 마치 산업유독성분에 의해 폐가 탄 것 같은 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증상은 심한 호흡곤란, 피로, 가슴통증 등이다.

CDC는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많은 환자들이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마리화나의 주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흡입한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폐질환과 THC 사이의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CDC 보고서는 "환자 578명을 조사한 결과, 약 78%가 THC 함유된 제품을 사용했고, 이중 37%는 THC 제품을 지속적으로 흡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THC가 함유되지 않은 제품만을 사용해 논란 중이다.

전자담배의 희생자가 젊다는 것도 문제다. 전체 환자의 약 80%가 35세 미만이다. 하지만 사망자의 대부분은 50세 이상이다. 최고령 사망자는 70대며 최연소 사망자는 20대로 조사됐다.

CDC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전자담배 관련 의심 폐질환 발병보고는 아직 꼭지점에 달하지 않았다“고 말해 환자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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