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10.07 14:51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이 2018년 배출한 연구성과 4건이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7일 '2019 국가연구개발우수성과 100선'을 선정‧발표했다.

IBS는 지하실험 연구단, RNA 연구단,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이 이름을 올렸다. 

4건의 성과 중 3건은 순수기초·인프라 분야 우수성과다.

코사인-100 검출기의 모식도

지하실험 연구단이 2018년 12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한 연구는 이 분야 최우수 성과로 선정됐다.

지하실험 연구단장이 이끄는 코사인-100(COSINE-100) 공동연구협력단의 연구는 아직 풀리지 않은 우주의 미스터리인 암흑물질의 존재를 규명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주의 26.8%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물질은 아직까지 그 존재가 밝혀지지 않았다. 

암흑물질의 발견이 곧 노벨상 수상으로 여겨질 정도로 학계의 관심이 높지만, 지금까지 암흑물질의 흔적을 발견한 건 이탈리아 그랑사소 입자물리연구소의 다마(DAMA) 실험이 유일하다.

다른 연구팀에 의해 실험이 재현된 적이 없어 다마 팀이 관측한 신호가 정말 암흑물질인지에 대한 논란이 20여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지하실험 연구단은 강원도 양양 지하 700m에 지하실험실을 마련하고, 다국적 공동연구팀을 꾸려 다마 팀의 실험을 재현하기 위한 코사인-100 실험을 시작했다. 

네이처에 실린 연구는 코사인-100 실험에서 초기 59.5일간 확보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쓰였다. 

국제 물리학계는 다마 실험을 완벽히 재현할 검출기를 자체 개발해, 독립적인 실험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에 주목했다.

전령RNA 혼합 꼬리의 아데닌 꼬리 제거를 방해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모식도 

RNA 연구단은 '2017 국가연구개발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된 데 이어 올해도 우수성과를 배출했다. 

연구진은 전령RNA의 긴 아데닌 꼬리 부위에 아데닌 이외의 염기가 혼합된 ‘혼합 꼬리’가 존재함을 발견했다. 

전령RNA는 DNA에 보관돼 있는 유전정보를 단백질로 전달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이들 혼합 꼬리가 전령RNA의 분해를 막아 보호함으로써 유전자의 활성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는 것도 규명했다. 연구결과는 2018년 8월 사이언스에 실렸다.

꽃잎이 떨어지는 탈리현상에 관한 세포 수준에서의 메커니즘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의 곽준명 전 그룹리더 연구팀이 지난해 5월 국제학술지 셀에 게재한 연구도 순수기초·인프라 분야 우수성과에 이름을 올렸다. 

연구진은 식물이 발달 과정에서 리그닌 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꽃잎이나 나뭇잎이 떨어져야 할 정확한 위치에서 잎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탈리 현상을 조절하면 낙과로 잃어버리는 식량 작물의 손실을 줄이거나, 잎의 탈리를 조절하여 수확량을 늘리는 등 식량 생산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다.

 ‘무접촉 열처리’ 공정의 모식도 및 이를 통해 제조된 단결정 구리 포일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은 기계·소재 분야 우수성과에 이름을 올렸다. 

연구진은 기존보다 1000배 저렴한 제조비용으로 간단하게 단결정 금속 포일을 제조했다. 

‘무접촉 열처리 공정’이라 명명한 이 기술은 값싼 다결정 금속 포일을 손쉽게 고부가가치의 단결정 금속 포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다. 

이 연구는 단결정 금속의 제조비용을 대폭 절감해서 단결정 금속의 상용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단결정 그래핀 등 차세대 전자소재 개발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연구결과는 2018년 11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으며, 제조법을 특허로도 등록한 성과를 올렸다.

선정된 우수성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인증서와 현판이 수여되며, 관련 규정에 따라 사업과 기관 평가 등에서 가점을 받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