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0.07 15:24
일본 수산청의 어업 단속선 '오쿠니' (사진=NHK 뉴스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북한의 어선과 일본 정부의 어업 단속선이 동해상에서 충돌했다. 이 사고로 북한 선원 20여명이 바다에 빠졌고 10여명이 구조됐다.

7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과 수산청은 이날 오전 9시 7분께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 북서쪽 350㎞ 지점 먼 바다에서 수산청의 어업 단속선 '오쿠니'와 북한의 대형 어선이 충돌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북한 어선은 완전히 침수됐고 북한 어선의 승조원 20명 가량이 바다에 뛰어들었다. 자력으로 항해가 가능한 상태였던 일본의 어업 단속선은 북한 승조원에 대한 구조 작업을 벌여 10여명을 구출했다.

사고 발생 후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께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설치해 대응에 나섰다. 해상보안청이 현장에 순시선과 항공기를 보내는 한편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일본 수산청은 이날 사고와 관련해 어업 단속선이 충돌 전 북한 어선을 향해 주변 해역에서 나가라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법 조업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며 퇴거 경고를 하던 중 북한 어선과 충돌했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해역은 '황금어장'으로 알려진 대화퇴(大和堆) 어장이다. 대화퇴 어장의 대부분은 한일 공동 관리 수역에 속한다. 하지만 일본은 이 해역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들어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곳은 북한 어선들이 자주 조업하는 수역이다. 최근 몇 년 간 여름부터 겨울까지 북한의 오징어잡이 어선이 조업을 반복하면서 일본과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8월에는 이 해역에서 경계활동을 하던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에 대해 북한 해군 표시로 보이는 깃발을 단 고속정이 한때 30m 거리까지 접근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북한 고속정은 일본 선박을 향해 "(북한) 영해에서 즉시 퇴거하라"며 영유권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북한 고속선의 승조원 1명은 소총을 겨냥해 위협하기도 했다.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수산업을 주요한 외화 획득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NHK는 러시아의 EEZ에서 불법 조업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달에만 북한 어선 40척이 러시아 당국에 나포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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