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0.07 18:20

최도자 의원 "수입물량과 처방 건수 현격한 차이…비정상적 유통 물량 추정조차 못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지만 불법유통량이 훨씬 많은 삭센다.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살빼는 약’으로 알려진 삭센다의 수입물량이 처방건수보다 현격하게 많아 많은 의약품이 비정상적으로 시중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출받은 ‘삭센다 수입물량 및 처방전 점검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삭센다의 수입물량은 15만3048상자로 상자당 5개 주사제 포장을 감안하면 76만개 이상이 수입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처방전의 의약품안전사용정보(DUR)시스템에서 확인된 점검건수는 2만8465건에 불과해 상당물량이 시스템에 점검되지 않은 채 유통된 것이다.

최 의원실은 삭센다가 본격 처방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올 9월까지 수입물량을 알아보기 위해 노보노디스크제약에 문의했다.

회사측이 밝힌 국내 수입 물량은 모두 34만9000여상자로 현재 재고 10만여 상자를 제외하면 24만여 상자(약 120만개)가 유통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비슷한 기간(작년 3월부터 올해 7월) 심평원의 DUR 점검 건수는 8만3306건으로 역시 처방건수에 크게 미달됐다.

삭센다로 통칭되는 삭센다펜주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비만치료 효과가 입증되면서 적응증을 늘린 의약품이다.

최근 ‘살빠지는 주사’로 회자되면서 무분별하게 사용되자 대한의사협회가 나서 안전한 사용을 위한 안내경고를 하기도 했다.

오남용 예방과 안전한 사용을 위해 한 세트 중 첫회 주사는 의료기관 내에서 시행할 것, 그리고 상담 및 환자 모니터링을 위해 1개(펜) 제공시마다 주기적인 환자 대면 진료 및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이다.

최 의원측은 삭센다의 많은 물량이 의사가 아닌 비정상적 경로로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9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삭센다를 불법 판매한 5명을 적발, 불구속 입건했다.

지금도 카카오톡 오픈채팅이나 SNS 등에서 삭센다 판매자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실제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삭센다'를 검색어로 치면 '싸게 구입하는 꿀팁', '7만원에 구입했다' 등의 체험후기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병원을 피하는 것은 진료절차에 대한 불편함과 함께 의사로부터 처방받는 삭센다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싸기 때문이다.    

당국의 불법 유통 적발현황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에서 제출한 ‘2018년 이후 분기별 삭센다 온라인 불법판매 및 광고 적발현황’에 따르면 삭센다 적발건수는 233건에 불과했다.

최 의원은 “삭센다는 잘못 사용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라며 “적응증과 용법·용량이 정확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반드시 불법 유통을 근절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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