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0.09 07:45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저출산시대를 맞아 임신·출산에 대한 인식개선과 임산부 보호를 위해 2005년 모자보건법에 의거해 제정됐다. 임신을 하면 주의해야 할 것들이 많이 생긴다. 약을 먹는 것도 조심스럽고, 태아를 위해 식사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임신 여성이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건강관리법을 알아보자.

무엇을,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임신 중에는 태아의 성장과 발달이 함께 이뤄지면서 기초대사활동이 늘어난다. 그만큼 에너지와 영양소를 많이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식욕이 왕성해지는데 과도한 체중은 고혈압, 임신성당뇨, 출산 후 비만의 원인이 되므로 식사량 조절이 필요하다.

개인차가 있지만 임신기간 중 체중 증가는 평균 12.5㎏ 정도다. 임신 8주~20주까지 1주당 평균 0.32㎏, 20주부터 출산까지 1주당 평균 0.45㎏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식욕 생기는 대로 먹기보다 하루 4~5회 나눠서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 중에는 평소보다 단백질은 30%, 엽산 100%, 칼슘과 인, 철분은 각각 50% 이상 더 필요하다. 하지만 일반 식사로 충족할 수 있으므로 철분을 제외하고는 비타민과 무기질 보충제를 따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다만 다태아 임신, 입덧이 심한 경우, 식사장애가 있을 때는 영양결핍이 우려되므로 비타민과 무기질 보충제를 먹도록 한다.

배가 불러오는데 운동은 어떻게, 얼마나 해야 하나요?

임신했다고 가만히 있기보다 자주 움직여 체중을 관리해야만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신체 기능이 저하되기 쉬운 임신부의 근육과 관절, 인대조직을 적절히 자극해 순산을 돕는다.

임신 중 운동은 유산의 위험성이 적어지는 임신 12주 이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심박수가 1분에 150을 넘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한다. 무릎관절에 충격을 주는 조깅이나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천천히 걷기, 수영, 체조 등을 권한다.

배가 나오면 척추전만증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허리를 펴는 운동보다 구부리는 운동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또 운동 시 호흡은 코로 깊게 들이쉬면서 입으로 길게 내뱉는 복식호흡이 좋다. 허리와 복근의 깊숙한 근육까지 전달돼 코어(core)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유산소운동으로는 걷기가 좋지만 상체 무게로 무릎에 부담이 올 수 있다. 이때는 등받이가 있고, 하체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좌식 자전거타기가 효과적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임신부는 주 2~3회만 하되 한번에 1시간을 넘지 않도록 한다. 운동 강도는 본인이 '약간 힘들다' 고 느끼기 바로 전단계까지 하는 것이 좋다.

임신 중인데 독감백신 접종은 괜찮을까요?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환절기에는 호흡기의 1차 방어막인 코와 기관지점막이 말라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진 임신부는 감기와 독감 바이러스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 독감은 자연유산, 조기분만, 저체중 출산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선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피하고,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 위생관리는 기본이다.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독감 백신을 맞아보자. 백신 접종은 임신기간 임신부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태아도 출생 이후 6개월까지 독감 예방효과가 나타난다.

올해부터는 임신부도 독감 백신 무료접종 대상자이므로 적극적인 접종으로 독감 유행을 대비해야겠다.

지병으로 평소 약을 먹고 있는데, 태아를 위해 끊어야 하나요?

임신부의 약 복용은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임신 예정인 여성은 가급적 생리예정일이 지난 후 임신여부를 확인하고 난 뒤에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 복용이 불가피하면 의료진과 상의해 안전성이 확인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임신 이전부터 루푸스나 갑상선질환, 고혈압 진단을 받아 스테로이드 또는 항고혈압제 등을 복용하고 있다면 의사의 충분한 상담을 받아야 한다. 약물이 태아에 안 좋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해 의사 지시 없이 임의대로 약물을 중단하면 태아 뿐 아니라 산모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흔히 쉽게 구할 수 있는 약물 중 해열진통제는 임신 중기까지 안전하지만 임신 후반부에는 태아 심혈관계에 이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한 후 복용해야 한다.

 

 

조금준 교수
조금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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