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0.09 11:35

"신고 뒤 조치까지 최소 6개월... 애꿎은 장병들만 피해"

자유한국당 정종섭 의원(앞줄 오른쪽 첫 번째). (사진출처= 정종섭 의원 공식 블로그 캡처)
자유한국당 정종섭 의원(앞줄 오른쪽 첫 번째). (사진출처= 정종섭 의원 공식 블로그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우리 군(軍)이 지난해 말부터 새로 보급을 시작한 S형 전투식량에서 귀뚜라미, 고무줄, 플라스틱 등 이물질이 나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정종섭 의원이 방위사업청·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형 전투식량 납품이 시작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6건의 사용자 불만이 접수됐다.

S형 전투식량은 민간업체에서 개발한 아웃도어형 식품으로 장병들이 기호에 따라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것이다. 육군 기준 전투식량(660만개 비축기준)의 약 25%(170만개 비축기준)를 차지한다.

구체적으로 이물질이 검출된 사례로는 지난 6월 카레비빔밥에서 고무줄과 플라스틱이 나왔고, 해물비빔밥에서는 고무밴드가 검출됐다. 7월에는 닭고기비빔밥에서 귀뚜라미까지 발견되는 등 식품 위생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음식 색깔이 변했거나 밥알이 그대로 씹히는 등의 조리상 문제점도 밝혀졌다.

정 의원은 "불량 사례가 접수돼도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전투식량의 계약과 납품은 방위사업청과 기품원 담당이지만, 이물질 혼입·부패 등에 대한 업체의 귀책 여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판단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식약처는 관리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에 관련 조사 권한을 위임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떠넘기기' 행정이 심하다"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또 "실제 발견된 16건의 불량 사례는 전남 나주시에 있는 A업체 제품에서 나왔다"며 "나주시는 '업체 귀책 없음'으로 결론내거나(5건)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행정상) 기품원이 최종 하자 판정을 내리고 전 군에 급식 중지 명령을 내릴 때까지 최소 6개월이 소요되는 구조"라며 "애꿎은 장병들만 품질이 우려되는 전투식량을 섭취하게 된다"고 개탄했다.

이어 "군은 전투식량의 종류를 늘리기에 앞서 생산업체 현장 방문 등을 통해 보급된 전투식량의 품질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S형 전투식량을 제외한 기존 보급 전투식량의 2016년 8월∼2019년 8월 불량 사례 접수 건수는 30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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