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관세청 산하 (재)국제원산지정보원(이하, 원산지정보원)의 원장과 일부 고위 직원의 퇴직금 지급액 산정 비율이 지나치게 과도하게 설정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원산지정보원은 내부 보수규정에 일반직원의 경우 임금총액의 12분의 1로 하는 반면, 원장의 퇴직금 지급액은 2.5배인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2.5'로 책정하고 있다. 전문위원과 본부장의 퇴직금 지급액 산정 비율 또한, 일반직원의 2배인 '연간 임금총액 12분의 2'이다.

심 의원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원산지정보원'은 임원의 퇴직급여 부분은 현재 뚜렷한 규정이 없어 자율 운영이 가능한 측면이 있지만, 퇴직급여법에서 정하고 있는 일반적인 퇴직금 산정 기준의 2.5배에 달해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기타공공기관에 적용하고 있는 '공공기관 혁신에 관한 지침'에서는 "공공기관은 임직원에 대해 사회 통념상 과도한 복지후생제도 운영을 지양하고 국가공무원의 복리후생 수준에 맞춰 합리적으로 운영한다"고 돼 있다.

반면, 청 단위 산하의 기타공공기관과 정부부처 산하 주요 기타공공기관의 임원 퇴직금 규정을 살펴봤을 때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을 크게 벗어나는 기관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원산지정보원의 전문위원과 본부장은 '근로기준법' 상 직원에 해당한다. 따라서 전문위원과 본부장의 퇴직금 비율을 일반 직원들과 다르게 산정하는 것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이하 퇴직급여법) 제4조 제2항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하는 경우에 하나의 사업에서 급여 및 부담금 산정방법의 적용 등에 관하여 차등을 두어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산지정보원은 이미 지난 2017년에도 원장과 본부장 추천자만 서류를 통과하는 특혜 채용 논란이 있었던 기관이다. 이에 심 의원은 "이 기관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의식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편, 기재부 관계자는 "기관별 퇴직금 지급 규정과 현황에 대해 별도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서 "표준협약을 정해 운영하는 공기업·준정부기관과 달리 기타공공기관의 퇴직금 등을 관리할 제도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언급은 사실상 공공기관 관리 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읽혀지는 발언이다.

심 의원은 "현재 210여 개에 달하는 기타공공기관이 있는 만큼 방만경영의 소지가 있는 보수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공공기관의 보수체계와 과다한 복리후생 여부에 대한 조사 등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