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10.10 11:40
그린피스에서 지난해 10월17일 공중 촬영한 후쿠시마 원전의 모습. 사진 뒤쪽으로 푸른색 구조물처럼 보이는 방사성 오염수 저장탱크 944개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사진=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에서 지난해 10월17일 공중 촬영한 후쿠시마 원전의 모습. 사진 뒤쪽으로 푸른색 구조물처럼 보이는 방사성 오염수 저장탱크 944개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사진=그린피스)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처리 문제를 공론화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총회(7~11일)에 참석한 해양수산부는 47개 당사국 대표와 OECD 등 국제기구, 그린피스 등 비정부기구가 모인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처리 문제와 관련해 일본측에 우려를 표명하고 당사국총회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1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석대표로 참석한 송명달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9일(현지시간) 최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처리방안으로 해양방류의 불가피성을 수차례 언급했음을 지적하면서 “해양방류로 결정될 경우 전 지구적 해양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국제이슈가 되고 런던의정서 목적에도 위반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송 수석대표는 원전오염수 처리와 관련해 강구하는 수단들을 투명하게 공개함은 물론 향후 처리방법 및 시기 등 중요사항에 대해 인접국가 및 국제사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논의를 거쳐 안전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결정할 것을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이와 함께 원전오염수 처리방법에 있어 국제사회가 안전하다고 확신할만한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런던의정서 당사국총회에서 이 사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일본은 ‘이 사안은 당사국총회에서 논의할 대상이 아니다’라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지난 9월에 일본 내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줬던 원전오염수 처리현황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다.

또 정부 내에서 원전오염수 처리방법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진행상황을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알리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총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계획 관련 우려와 질의’ 문서를 제출한 그린피스는 일본측에 원전오염수 처리와 관련해 해양배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일본의 원전오염수 처리 시스템(다핵종제거설비)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그동안 당사국총회에서는 원전오염수 처리 문제가 런던의정서 내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라고 간주됐으나 이번 당사국총회에서는 중국과 칠레가 일본의 해양배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이 사안을 당사국총회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준수그룹 회의(3~4일)에서도 우리측(부의장 김영석 시카고총영사)은 런던의정서 내에서 방사능 폐기물의 해양배출과 관련된 검토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해 일본이 일방적으로 원전오염수의 해양배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도록 당사국들의 인식을 제고했다.

송명달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이번 당사국총회에서 일본은 원전오염수 해양배출이 런던의정서 범위 밖에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돌리려고 했다”며 “다만 우리측이 주요국과의 양자 접촉 및 준수그룹에서의 문제 제기를 통해 당사국총회에서 이 사안을 다루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에 안전하다고 확신할만한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이번 런던협약 의정서 당사국총회 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국제회의에서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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