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10.10 14:17
서울 주요 대학 12년 특례 5년간 3955명.. 장애인‧새터민에겐 갈수록 ‘좁은 문’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정원이 해마다 줄어들면서 재정난에 시달리는 대학들이 정원 외 학생 전형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대학별 정원 외 입학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서울 시내 14개 주요 대학의 재외국민 외국인 전형 입학자는 3955명에 달했다. 장애인‧새터민 전형 입학자는 각각 615명과 407명에 불과했다.
정원 외 전형에는 재외국민, 장애인, 새터민(탈북자), 외국인 자녀 등이 지원할 수 있다.
재외국민 특별 전형 중 중·고교 과정을 해외에서 이수한 '해외 이수자 전형'의 경우 정원의 2% 내로 모집할 수 있으나 초·중·고교를 포함해 외국에서 12년 이상 전 교육과정을 이수한 '재외국민 외국인 전형' 학생은 모집 인원의 제한이 없다.
이 의원실은 '재외국민 외국인 전형 입학자'는 상대적으로 다른 전형의 부모보다 부유한 '금수저'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금수저를 가장 선호하는 학교로 연세대를 꼽았다. 지난 5년간 선발한 재외국민 외국인(12년 특례) 전형 입학자가 714명에 달했다. 반면 장애인‧새터민에겐 '좁은 문'으로 선발 인원이 각각 64명과 19명에 불과했다. 한국외대 역시 12년 특례를 200명 외국인 유학생을 957명이나 선발했지만 장애인은 5년간 아무도 뽑지 않았다. 서울대는 2015년 37명이었던 12년 특례 정원을 2019년 70명으로 2배 가까이 늘렸으나 장애인 선발은 8명에서 4명으로 감축했다.
주요 대학들의 이러한 '금수저 선호 현상'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학교 정원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교육부가 이찬열 의원에 제출한 '2015년 대비 2019년 주요대학 학생 수 증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SKY(서울·고려·연세대)를 제외한 모든 주요 대학의 학생 정원이 감소 또는 동결했다. 이에 비해 정원 외 학생 인원은 연세대‧고려대를 제외한 모든 학교에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
홍익대의 경우 2015년 대비 2019년 정원 외 학생 인원은 83.8% 증가했으나 이 중 장애인은 아무도 없었다.
이찬열 의원은 "정원 외 입학 전형 문이 부유한 재외국민에겐 활짝 열려있고 장애인‧새터민에게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균등한 고등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만들어진 정원 외 입학 전형의 본래 취지를 되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