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0.10 12:09

고대 안암병원 윤원석 교수(알레르기면역연구소)가 권하는 '장내 세균 키우는 법'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유산균 건강식품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유산균 제품을 먹는다고 장내 유익균의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답은 단연코 ‘No'다. 유산균 제품을 먹기보다 생활을 개선해 장내 유익균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알레르기면역연구소 윤원석 교수(천식환경보건센터 연구팀장)는 “장내세균이 마치 암이나 치매까지 만병통치약처럼 광고되고 있지만 아직 임상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것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특히 윤 교수는 유산균 종류가 무수히 많은데 실제 팔리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예전 종균을 사용하고 있어 연구내용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질병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된 장내세균은 현재 판매되는 유산균 계열과는 다르며 특성조차 미확인된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장내세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비만, 알레르기질환, 장질환 및 피부질환, 환경성질환에 이르기까지 유산균을 섭취하는 이용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2018년 기준 유산균시장은 약 5000억원 규모로 전체 건강기능식품 중 11%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제품을 먹지 않고도 장내 유익균을 어떻게 늘려야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윤 연구팀장은 “현재 먹고 있는 제품으로 갑작스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우리의 생활환경을 잘 조절하면 이전에 장내에서 존재했지만 기능을 못했던 균들의 유익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균들이 내 몸에서 효과적으로 서로 공생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다시 말해 인체가 접하고 있는 생활환경 조건에 따라 몸을 구성하는 세균들이 균형을 조성해 주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미세먼지나 매연, 항생제, 화학성분의 환경에 노출되면 인체 내 세균번식이 어렵고, 균형을 이뤄야 할 유익균이 다양하게 서식하기 어려워 질병 유발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유산균 섭취나 프로바이오틱스라는 배양체 섭취가 없더라도 숲과 같은 자연환경 속에서 걷는 것만으로도 유익균이 다양하게 인체 내에 조성될 수 있다.

윤 연구팀장은 “숲과 흙이 사라진 도시환경에 미세먼지와 매연, 살균제 남용으로 인한 생물환경의 붕괴된 상황에서 유산균 몇개 먹는다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도심을 떠나 숲길을 잠깐이라도 걷는 것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장내 환경을 바꿔 유익균을 만드는 식사는 어떤 것이 좋을까. 우선 육류 중심의 식단을 채식위주로 바꾸고, 소금·설탕·지방 등이 많은 음식은 피한다. 특히 튀긴 음식, 유제품 등 고지방·고칼로리 음식, 방부제와 같은 화학물질이 든 가공식품을 삼가해야 한다.

윤 연구팀장은 “유익균으로부터 건강의 이로움을 얻으려면 아스팔트보다 흙길을 걷고, 가공식품보다 자연식을, 그리고 멋진 인테리어보다 화분을 집안에 놓을 때 식물과 흙속에 존재하는 세균들과의 공생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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