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19.10.10 15:59

자율주행차량이 차량·모바일·기지국 등과 정보 교환
시연회 중 돌발상황 잇따라…상용화는 시간 걸릴듯

LG유플러스가 10일 일반도로 자율협력주행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운전자는 핸들에 손을 뗀 체 자율주행 차량에 몸을 맡겼다. (사진=전다윗 기자)
LG유플러스가 10일 일반도로 자율협력주행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운전자는 핸들에 손을 뗀 체 자율주행 차량에 몸을 맡겼다. (사진=전다윗 기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LG유플러스가 10일 선보인 '일반도로 자율협력주행'은 '느낌표'와 '물음표'를 동시에 떠올리게 했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량사물통신(5G-V2X)' 기반의 일반도로 자율협력주행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5G-V2X는 5G 기반의 차량무선통신으로 자율주행차량이 다른 차량, 모바일 기기 등과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이다. 차량 대 차량, 차량 대 기지국, 차량 대 보행자, 차량 대 네트워크 등을 포함한다.  

5G-V2X를 탑재한 제네시스 G80. (사진=전다윗 기자)
5G-V2X를 탑재한 제네시스 G80. (사진=전다윗 기자)

현대자동차의 상용 모델 '제네시스 G80'이 시연회의 주인공으로 나섰다.

5G-V2X를 탑재한 G80은 이전 시연회와 달리 자율주행으로 통제되지 않는 일반도로에 나서 약 15분간 2.5㎞ 구간을 달렸다.

업계에서는 라이다, 레이더 등 차량 센서를 통한 자율주행 기술 시연만 진행하거나, 5G-V2X 기반 셔틀버스 솔루션만 공개해왔다. 

시연은 LG유플러스가 자율주행 핵심 기술로 꼽는 자율주행차 원격 호출, 선행차량 영상 전송, 무단횡단 보행자 감지, 긴급차량 접근 알림, 비가시영역 지오펜싱 대응, 다이나믹 맵 기반 사고현장 회피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진행됐다.

시연자는 먼저 스마트폰 앱으로 자율주행차를 탑승 지점으로 불렀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차량은 시연자 앞에 도착했다. 혹시 모를 사고방지를 위해 LG유플러스 연구원이 운전석에 앉았지만, 핸들에 손을 뗀 체 자율주행에 몸을 맡겼다.

전방 차량 급감속이나 무단횡단, 긴급차량 출현 등의 돌발상황을 유발한 뒤, 앞서 설명한 핵심 기술을 활용해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탑승자의 시야에서 접할 수 없는 정보를 자율주행차량이 사전에 인지해 경고음과 함께 대처하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최주식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은 "자율주행의 4대 기술로 꼽히는 차량제어, 경로생성, 상황인지, 위치정보 중 차량제어를 제외한 나머지 세 영역에서 5G가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며 "LG유플러스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강점을 지녔다고 본다. 향후 기술의 양적·질적 고도화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점진적 성장을 이끌어 가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10일 서울 마곡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주식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 (사진 전다윗 기자)
최주식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이 10일 서울 마곡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운전자의 조작 없이 스스로 핸들을 꺾어 코너링하는 자율주행 차량은 감탄을 자아냈지만, 실생활에서 볼 날은 '아직' 멀어 보였다. 

통제되지 않은 도로에서 진행된 시연은 처음인 탓일까, 돌발상황이 수차례 발생했다. 

차량호출부터 문제였다. 시연자가 앱을 이용해 차량을 호출했으나 도착하지 않았다. 당황한 시연자가 어색한 미소를 흘렸다. 시연은 일시 중단됐고, 약 20분이 지난 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LG유플러스 측은 "기술적 결함은 없었다"며 한사코 손을 내저었다. 안전확보를 위해 지원을 받기로 한 경찰과의 소통 문제로 재시연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다이나믹맵을 활용해 사고 현장을 회피하는 상황에서도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자율주행차는 무단횡단 보행자를 연출하기 위해 사용한 마네킹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LG유플러스는 현장 안전요원의 실수라고 말했다.

강종오 LG유플러스 미래기술담당은 "시연 도로에 다른 차량이 있어 현장 요원이 마네킹을 늦게 투입했다. 정말 급하게 밀어 넣었다"라며 "하지만 알람은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그 상황에서도 제동이 신속히 이뤄졌다. 교통 통제가 안 된 현장 상황을 감안해주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현장 문제를 고려해도, 통제되지 않은 일반 도로 환경에서의 원활한 자율주행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자율자동차와 사물 간 '초연결 시대'가 어느새 성큼 다가왔음을 보여줬지만, '숙제'도 한 아름 품에 안은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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