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0.10 16:58

법안 제정되고 대통령 서명을 거치면 즉시 발효

린지 그레이엄 미국 상원의원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민주당 의원과 시리아를 침공한 터키에 단호한 제재를 가하는 초당적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진=린지 그레이엄 트위터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터키가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감행하자 미 상원이 초당적인 대(對) 터키 제제안을 마련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의 초당파 의원들은 이날 터키가 시리아에서 철수할 때까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포함한 터키 지도부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터키군과 거래하는 모든 단체를 제재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친 트럼프계로 불리는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민주당 의원과 시리아를 침공한 터키에 단호한 제재를 가하는 초당적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제재안에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포함한 터키 정부 고위 인사들의 자산 동결, 터키군 지원 외국인 제재, 대터키 무기판매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그는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행정부가 터키에 대한 행동을 거부하고 있지만 나는 (법안에 대한)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홀렌 상원의원(민주)도 "이러한 제재들은 에르도안과 그의 군대에 즉각적이고 엄청난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 의회는 휴회 중이다. 미 상·하원은 오는 15일 다시 개원한다. 제재 법안은 다음 주 처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제재는 법안이 제정되고 대통령 서명을 거치면 즉시 발효된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 제재에 대해 엇갈린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터키가 가능한 인도적인 방법으로 공격을 수행하지 않는다면 터키의 경제를 쓸어버리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전쟁에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만약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를(작전을) 부당하게 한다면 그는 큰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제재보다도 훨씬 더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쿠르드족은 자국 영토를 위해서 싸운다"면서 "그들(쿠르드족)은 노르망디를 비롯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우리를 돕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AFP는 트럼프 대통령이 잠정적으로는 제재 찬성 의사를 보였지만, 법안이 통과됐을 때 거부권을 행사해 의회와 대립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내 미군 철군을 결정했다. 이는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한 우방 쿠르드족에 대한 배신으로 간주되어 미 정계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