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0.11 10:33

"월 400만원에서 1,300만원 자문료 지급…경영고문 대부분 정·관·군·경 출신"

11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KT새노조' 산하 KTCS지회의 이재연 지회장이 일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KT새노조)
11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KT새노조' 산하 KTCS지회의 이재연 지회장이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KT새노조)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KT새노조는 11일 KT경영고문 로비 사건과 관련해 "황창규 회장에 대해 엄정수사하라"고 촉구했다. 

KT새노조는 "오늘 황창규 회장이 경찰청에 출석하는 시간, KT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1인 시위가 있었다"며 "이들은 KT를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돈만 꼬박 꼬박 챙기는 경영고문들을 무더기로 위촉하면서 KT를 위해 마케팅 일선에서 뛰어온 KT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요구를 외면한 황창규 회장을 규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장면이야말로 KT 황창규 호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이자 그가 엄정히 처벌받아야 하는 이유"라고 일갈했다.

KT새노조는 'KT경영고문 로비 사건'의 개요에 대해 "KT 경영고문 부정위촉 의혹 수사는 지난 3월 KT새노조의 고발 이후 검찰에서 진행 중이었다. 2014년부터 KT가 14명의 경영고문을 위촉하고 총 20억원에 달하는 고문료를 지급한 사건이다"라고 적시했다.

이어 "경영고문 사건의 핵심은 월 400만원에서 1,300만원에 달하는 자문료를 받은 이들의 일자리 자체가 로비에 활용 되었다고 의심되며, 이들의 채용 이유나, 경영고문으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철저히 비밀로 부쳤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경영고문의 출신을 보면, 대부분이 통신전문가가 아닌 정·관·군·경 출신이며, 특히 비방위원장을 지낸 홍문종 의원의 측근이 3명이나 포함돼 있다"며 "또한, 이들이 경영고문으로 있으면서 각종 정관계 로비에 동원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힐난했다.

이들은 특히, "황창규 회장 이후 KT는 불법정치자금 사건, 국회의원 등 자녀 채용비리, 최순실 게이트 등 각종 정치권 로비 사건이 끊임없이 터져나오며 기업이 아닌 '로비 집단'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며 "하지만, 황창규 회장은 모든 사건에 대해서 자신을 몰랐다며, 최고경영자로서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문제는 각종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기화 되면서 KT는 CEO리스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리더십을 잃은 KT 내부 조직은 엉망으로 운영되며, 기업가치 또한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따라서, 검경은 황창규 회장을 엄정 수사하여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어야 할 것"이라며 "특히, 경영고문 사건은 경영고문 운영지침 상에 경영고문 선임에 대한 모든 권한이 회장에 있다고 명시된 만큼, 황 회장 자신은 몰랐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KT채용비리 재판을 통해 힘 있는 자의 자녀들이 KT 본사에 부정채용된 사실을 전 국민이 알게 됐다"면서 "한편, 힘 없는 KT 계열사 청년들은 위장도급 등 불법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 지금 KT의 현실이다. 안타깝지만 사법부의 처벌만이 부패한 KT를 고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공정한 채용과 비리 없는 사회를 바라는 시민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KT 사건 수사는 사회 정의가 작동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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