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0.12 09:55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송란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송란 교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싫어하는 계절이 있다. 겨울이다. 기온이 내려가면 관절이 경직돼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10월 12일은 1996년 국제기구 ARI(Arthritis and Rheumatism International)가 지정한 ‘세계관절염의 날(World Arthritis Day)’이다. 질환에 대한 인식개선을 통해 초기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주위를 둘러보면 의외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많은 것에 놀란다. 보통 인구의 1%가 걸리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선 2018년 기준 24만 여명이 진료를 받았다. 여성환자가 남성보다 약 3배 많고, 여성환자로만 보면 50대가 가장 많은 29%, 다음으로 60대가 25%, 40대 15%를 차지해 주로 중년층에서 발병위험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을 싸고 있는 얇은막(활막)에 만성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지 1~2년 이내에 관절조직이 파괴되므로, 처음부터 염증이 진행되지 않도록 초기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류마티스관절염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초기증상을 살펴보자. 이유 없이 피로하고, 미열이 나면서 근골격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그것이다. 특히 손가락과 발가락과 같은 관절마디가 붓는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병이 진행되면 다발성으로 여러 관절이 동시에 붓는다. 전형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심하다는 것이다. 자는 동안 증상이 악화돼 기상 후 한 시간 넘도록 뻣뻣하고 부기가 가라앉지 않는다.

겨울은 요주의 계절이다. 증상이 더욱 심해져서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관절 주위의 근육이나 인대·힘줄이 수축돼 뻣뻣해지고, 춥다고 더 움직이지 않으면 증상은 더욱 악화된다. 관절염은 우울증과도 관련이 깊어 심리적인 원인이 통증을 더 깊게 한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을 초기에 찾아내 치료를 받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다소 불편한 정도라고 생각해 방치했다간 관절이 변형되고, 이렇게 변형된 관절은 회복이 어렵다.

요즘엔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이 쉬워졌다. 여러 특징적인 증상과 혈액검사, 영상검사 소견을 참고해 확진한다. 이렇게 류마티스관절염을 조기발견하면 적극적인 항류마티스제제 처방으로 염증을 조절할 수 있다. 조기치료는 관절변형을 예방할 뿐 아니라 좋은 예후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아직도 많은 환자가 평생 약을 먹어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복약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요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는 오랜 세월을 거쳐 안정성을 인정받은 약이다. 의사도 진료과정에서 주기적으로 혈액검사나 증상 관찰을 통해 부작용 여부를 면밀히 관찰하므로 의료진을 믿고 발병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류마티스관절염이 일어나는 부위.
류마티스관절염이 일어나는 부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지켜야 할 수칙도 있다.

먼저 관절이 붓거나 통증이 있을 때는 가능하면 사용을 줄이고, 염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린다. 또 담배는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이므로 반드시 끊는다.

관절 주위의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관절기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을 추천한다. 관절은 또 추위에 민감하므로 외출 시 체온을 잘 유지하는 옷을 챙기도록 하자. 비만은 관절에 압력을 가할 수 있으므로 체중조절에 신경을 쓴다.

다음은 류마티스관절염을 초기에 잡아내는 4가지 증상이다.

1)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 관절이 뻣뻣하고 1시간 이상 지나야 풀린다. 2) 6주 이상 세 부위 이상의 관절이 말랑말랑하게 부어 있다. 3) 항염제를 처방 받았는데도 관절통이 조절되지 않는다. 4) 염증 수치가 높다는 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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