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0.14 11:02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13일(현지시간) 오전 CBS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미국 CBS NEWS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터키가 쿠르드족을 겨냥해 공격한 북부 시리아에서 1천명의 미군이 철수를 시작했다. 시리아 내 미군 대부분이 북부에 배치돼 있기 때문에 이번 철수는 미군 전체를 시리아 전장에서 빼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오전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부 시리아에서 1천명의 미군을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를 상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철수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터키가 당초 계획보다 더 남쪽, 또 서쪽으로 공격할 의향을 갖고 있고, 쿠르드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이 시리아 정부·러시아와 협의해 터키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철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북시리아에 주둔한 미군이 터키와 쿠르드 군대 사이에 갇혀버리는 상황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CBS 사회자가 터키의 쿠르드에 대한 일부 조치를 전쟁범죄로 묘사하자 "그런 것 같다"고 동조한 뒤 "터키에 의해 초래된 매우 끔찍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터키 국경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전투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매우 현명한 일"이라며 미군 철수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철수는 지난 7일 탈 아비아드와 라스 알-아인에서 50명의 병력에 이은 세 번째 철수라며, 이미 북부 시리아의 아인 이사에 있던 소규모 미군 부대가 이날 전초기지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신문은 시리아 주둔 미군 1천명중 대다수가 북부에 주둔해 이들이 철수할 경우 사실상 모든 미군이 전장에서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철수하는 미군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 필요성을 꾸준히 거론한 가운데 일부 또는 전부가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시리아 전체가 아닌 북부 시리아에서의 철수라고 일단 언급했지만 철수 미군의 배치 지역은 말하지 않았다.

한 관리는 WP에 미군 1천명이 모두 귀국할지 분명치 않다면서 일부는 더 안전한 남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예상했고, 또다른 관리는 미군이 새로운 기지를 건설할 가능성이 낮아 사실상 1천명 모두 본국으로 돌아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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