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0.14 16:32

질병관리본부·분당서울대병원, 15일 '세계 손씻기의 날' 계기로 다양한 실험

손씻기 실험 영상.
손씻기 실험 영상.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공중화장실에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균이 모두 13종이나 발견됐지만, 손씻기 실천율과 제대로 손을 씻는 사람은 극히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세계 손씻기의 날’(10월 15일)을 계기로 손씻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손씻기 관찰 및 실험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와 분당서울대병원이 9월 19일부터 24일까지 공중화장실에서 1039명의 손씻기 실천을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32.5%인 338명은 전혀 손을 씻지 않았고, 물로만 씻은 경우는 43%인 447명, 올바른 손씻기를 실천한 사람은 2%(21명)에 불과했다. 여기서 올바른 손씻기란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 씻는 것’을 말한다.

조사팀은 공중화장실의 문고리와 변기 뚜껑 등에 있을 법한 병원성 세균도 조사했다. 그랬더니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병원균이 무려 13종이나 발견됐다. 이중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와 칸디다파라프실로시스, 코리네박테리움 등 5종은 건강한 사람도 감염이 가능한 균이다. 나머지 모락셀리속이나 마이크로코커스 루테우스 등은 기회감염균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을 공격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실험에서 검출된 병원성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은 패혈증이나 중증피부감염, 세균성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화장실 이용 후 손을 잘 씻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을 제대로 씻는 것도 중요하다. 연구팀이 실험한 결과, 화장실 이용 후 물로만 잠시 씻은 경우에는 상당수의 세균이 남아 있었지만 비누로 30초이상 손을 씻었을 때는 세균이 거의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손씻기 실천 여부에 따라 음식물 오염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실험했다. 대표적인 세균인 대장균을 이용한 실험(김밥, 샌드위치 섭취 및 조리 상황 재연)에서 ‘손을 씻지 않고’ 만졌을 때는 ‘손을 깨끗이 씻은 후’ 만진 음식보다 조리한 음식물에서 약 56배나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

기존의 연구보고에 따르면 올바른 손씻기는 설사질환을 약 30% 줄일 수 있고, 감기,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질환 발병률 약 20% 줄일 수 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서도 면역체계가 취약한 사람은 손씻기만 제대로 해도 설사질환을 약 60% 예방할 수 있다며 ‘셀프백신(‘do-it-yourself’ vaccine)’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세계 손씻기의 날을 맞아 대형 손조형물이 있는 포항 해맞이 공원에서 ‘상생의 손 씻겨주기’ 시민 참여행사를 열고 올바른 손씻기의 중요성을 알렸다.

손의 오염도와 올바른 손씻기
손의 오염도와 올바른 손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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