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0.15 17:46
홍콩 경찰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가 사제폭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사진=채널 아시아뉴스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홍콩 시위가 장기화한 가운데 일부 과격 시위대가 경찰을 살상할 목적으로 원격조종 사제폭탄을 터뜨렸다고 홍콩 경찰이 밝혔다. 커터칼로 부상당한 경찰도 생기는 등 시위가 점차 과격해지는 모양새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맹비난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저녁 카오룽의 몽콕에서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사제폭탄이 터졌으며, 다른 지역에서는 한 경찰관이 커터칼에 베여 목에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일어난 이후 사제폭탄 사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폭탄은 몽콕 지역의 도로변 화분에서 터졌다. 사제폭탄은 경찰차가 인근을 지나는 순간에 맞춰 폭발했다. 당시 주변에서는 경찰들이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제거하는 중이었지만 폭발로 다친 사람은 없었다. 폭발 장치는 경찰 차량에서 2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이 폭발로 화분에 큰 구멍이 생겼다.

홍콩 경찰 폭발물 해체팀의 수랸토 친-추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테러리스트들의 행위와 비슷하다면서 "의도는 오직 현장의 경찰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크리스 탕 홍콩 경찰청 차장은 "폭도들의 폭력은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홍콩 시민들은 폭도들과 관계를 끊으라"고 촉구했다.

쿤퉁에서는 한 경찰이 시위 참가자의 커터칼에 목이 3㎝ 가량 베여 정맥과 신경이 손상됐다. 정관오에서는 사복경찰 2명이 시위대의 폭행으로 머리 등을 다쳤다.

경찰은 지난 11∼13일 시위에서 모두 201명이 체포됐으며 이들의 연령대는 14∼62세라고 밝혔다.

홍콩 시위는 14일에도 이어졌다. 수만명이 센트럴의 차터가든에서 평화 집회를 하고 도로로 나와 미국 의회가 홍콩 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미국 국기를 흔들었다.

시위대의 경찰 공격이 잦아지면서 홍콩 치안당국은 비번인 경찰도 최루액 스프레이를 소지할 수 있도록 했다. 홍콩 법무부는 고등법원에 홍콩의 21개 경찰관 숙소에 대해 시위대 등의 접근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