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0.16 09:58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JTBC 뉴스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휴전을 선포해 시리아 북동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중단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재차 거부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아제르바이잔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휴전 선언을 하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결코 휴전을 선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한 "만비즈로 이동하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의 존재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시리아의 쿠르드 전사들이 그곳에 남아있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만비즈는 쿠르드 민병대(YPG)가 2016년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단체 IS를 몰아내고 장악한 요충지다. 지난 2017년 이후 터키와 쿠르드 군대의 충돌을 억지하기 위해 미군이 전초기지를 세워 경계 활동을 해온 곳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 장악 지역을 공격한 터키를 향해 추가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며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터키 제재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이날 터키와 협상을 위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터키로 급파하기로 결정했다.

펜스 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한 대표단을 이끌고 터키를 방문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협상 타결 조건 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17일에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한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전하고 이슬람국가(IS) 재건, 민간인 피해 등에 관한 우려를 강조할 계획이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이 미국의 이런 요구를 일축함에 따라 미국의 압박이 실효를 거둘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터키의 시리아 동북부 침공이 반(反)테러 노력, 시리아의 영토 통일, 정치적 해결 과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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