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19.10.17 14:24

유은혜 "부모의 사회적 지위 활용해 자녀 스펙 만든 것은 국민상식에 부합하지 않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원성훈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교육부는 이병천 서울대학교 수의대 교수가 아들을 부정하게 공저자로 올린 논문이 2015학년도 강원대 수의학과 편입학에 활용된 사실을 확인하고 강원대에 입학 취소를 통보했다.

또 미성년 저자 논문 의혹에 대해 범부처 조사로 전환하고 국립대 교수의 연구부정행위 징계시효는 현행 3년에서 5년 이상으로 연장 조치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7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제14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미성년 공저자 논문 관련 15개 대학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2017년 12월부터 교수들이 미성년자를 논문 공저자로 올린 실태를 세 차례 조사했다.

교육부는 지난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교수 자진신고와 함께 대학 본부 주관으로 국내외 주요 학술 데이터베이스(DB) 및 대학 자체 연구업적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초·중등학교 소속 저자 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교육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허위 보고하거나 부실한 조사, 부적절한 연구검증 사례가 확인되면서 교육부는 지난 5월부터 미성년 공저자 논문 및 부실학회 실태조사 관련 조사가 미진했던 15개 대학을 특별감사한 바 있다

특별조사를 받은 15개 대학은 강릉원주대, 경북대, 국민대, 경상대, 단국대, 부산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세종대, 연세대, 전남대, 전북대, 중앙대, 한국교원대이다. 이병천 서울대 교수 아들의 편입학 의혹이 불거진 강원대에 대한 감사도 함께 했다. 이 가운데 전북대 감사 결과는 지난 7월 발표했다.

서울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지난 5월 이병천 교수와 다른 교수가 각각 자신의 자녀를 공저자로 등재한 논문에 대해 '부당한 저자 표시' 연구부정행위로 판정하고 교육부에 보고했다.

교육부는 이 교수 아들이 부정행위로 판정된 논문을 2015학년도 강원대 수의학과 편입학에 활용한 사실을 특별감사를 통해 확인하고, 강원대에 해당 학생의 편입학을 취소할 것을 통보했다. 또 편입학 과정에서 부정 청탁에 의한 특혜가 있었는지는 검찰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조카들의 서울대 수의대학원 석·박사 통합과정 입학에 관여한 혐의로 경찰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복제된 국가사역용 탐지견을 학대한 혐의도 수사 중이다.

이번 특별감사에서 14개 대학에서 총 115건의 미성년 논문이 추가 확인됐다. 감사대상이 아닌 대학도 5~9월 추가 조사를 실시해 30개 대학으로부터 130건의 미성년 논문을 추가로 제출받았다.

교육부 특별감사에서 추가로 확인된 논문은 이전에 조사된 논문 549건과 마찬가지로 '부당한 저자표시' 검증을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 관련 교원 징계, 대입활용 여부 등을 조사해 후속 조치할 계획이다.

특별감사 대상 15개교 중 현재까지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논문이 있는 대학은 7개교다. 중1~고3 학생을 논문 저자로 부당 기재한 교수 11명은 징계 국가연구사업 참여제한 1년, 주의, 견책 등 경징계부터 직위해제, 해임까지 조치했다.

교육부는 향후 지속해서 미성년 공저자 논문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특별감사로 확인된 794건의 미성년 논문에 대한 종합적 검증 결과와 후속조치는 과학기술정통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검토한 뒤 최종발표할 계획이다. 조사할 때마다 새로운 미성년 논문이 발굴되는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파악하겠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에 따라 대학 등이 관리하는 연구업적관리시스템의 연구물에 대한 저자 정보를 올해 말까지 정비하도록 요청했다. 또 모든 대학에 부실학회·학술지에 대한 사전·사후 점검 체크리스트 도입을 의무화하고 학회 참석을 위한 국외 출장 시 출장계획서와 결과보고서를 내실화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현행 '국가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의 징계 시효는 현행 3년이지만, 연구부정행위에 대해서는 '5년 이상'으로 연장 조치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 부총리는 "교수 자녀의 논문 공저자 등재와 대학입시 활용은 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활용해 자녀의 스펙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국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엄격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끝까지 검증하고 책임을 묻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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