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10.19 06:10

왕십리역~상계역 총 13.4㎞ 구간 16개 정류장으로 잇는 노선
'청구아파트' 115㎡ 9억4000만원에 거래…올 3월보다 1억원↑
전문가 "교통호재 기대되지만 실수요 개념으로 접근하는게 안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래미안수유. (사진=뉴스웍스DB)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래미안수유'.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노·도·강(서울 노원·도봉·강북구)' 부동산이 후끈하다. 서울 왕십리역에서 미아사거리역, 상계역을 잇는 '동북선 경전철'이 첫 삽을 뜨면서 노도강 라인 집값이 벌써부터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동북권에 교통호재가 현실화되면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동북선 경전철 11년 만에 첫 삽…2024년 개통 시 교통편의성 제고

서울시는 지난 9월 28일 노원구 공영주차장에서 동북선 경전철 기공식을 갖고 공사에 착수했다. 2008년 서울시내 교통취약지역에 7개 경전철 노선을 단계적으로 건설하는 내용의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이 승인된 지 11년 만이다.

동북선 경전철은 왕십리역~경동시장~제기동~고려대~미아사거리~월계~하계~은행사거리~상계역 등 총 13.4㎞ 구간을 16개 정류장으로 잇는 노선으로, 모든 구간이 지하에 건설된다. 총 사업비 1조4361억원이 투입되며, 2024년 완공이 목표다.

동북선 경전철이 개통되면 기점인 왕십리역에서 종점인 상계역까지 환승 없이 26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현재는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에서 상계역으로 이동하려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4호선 환승을 통해 총 37분 가량 걸린다.

특히 동북선 경전철은 환승역 7곳이 새롭게 생겨나면서 교통편의성이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미아사거리역에서 강남 선릉역까지 버스로 50분 이상 걸리던 것이 왕십리역에서 분당선으로 환승이 가능해져 30분대 접근이 가능해진다. 환승이 가능한 역은 왕십리역(2호선·5호선·경의중앙선·분당선), 제기동역(1호선), 고려대역(6호선), 미아사거리역(4호선), 월계역(1호선), 하계역(7호선), 상계역(4호선)이다.

열차는 우이신설선 도시철도와 같이 무인운전 차량으로 차량 내 중앙통세시스템에 따라 자동 운행된다. 2칸 1열차로 구성돼 편성 당 정원은 172명이다. 최대 운영속도는 시속 70㎞며, 운행 간격은 출·퇴근 시 2분 30초~3분, 평시에는 3분 30초~5분 간격으로 운행될 예정이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청구아파트. (사진=남빛하늘 기자)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청구아파트'. (사진=남빛하늘 기자)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집값 수혜 '톡톡'…얼마나 올랐을까

동북선 경전철 착공 소식에 노도강 중 가장 먼저 들썩인 곳은 노원구 지역이다. 특히 기존에 지하철역이 없었던데다 학원가가 몰려 있는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 집값이 가장 먼저 큰 폭으로 올랐다.

은행사거리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청구아파트는 전용면적 115㎡ 8층 아파트가 지난 8월 9억4000만원에 거래돼 올 3월(5층, 8억30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올랐다"며 "은행사거리를 끼고 있는 청구3차아파트도 전용 84㎡ 8층이 올 2월 8억원에 팔렸지만, 8월엔 같은 층 매물이 3000만원 비싸게 거래됐다"고 말했다.

노원구 상계동 '두산아파트'는 전용면적 67.43㎡이 3억9400만원에 매매돼 직전 최고가인 지난해 4월 3억6500만원을 넘어섰다. 중계동 중계무지개 전용 49.89㎡은 지난 8월 3억7700만원에 팔려 최고가(2018년 10월, 3억600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인근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역이 없었다가 동북선 경전철로 인해 새로 생기게 될 예정이라 아무래도 매수문의 전화도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동북선 경전철이 직접적으로 지나지는 않지만, 노선 인근에 위치하는 도봉구와 강북구 아파트들도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도봉구 도봉동에 위치한 도봉 한양 수자인은 지난해 10월 3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84.99㎡가 지난달 3억9500만원에 손바뀜됐다. 도봉동에서는 1호선 도봉산역을 이용해 동북선 환승역이 될 월계역까지 5정거장이면 도달한다.

강북구 수유동 래미안 수유 인근에 위치한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동북선 경전철 착공 소식 이후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뿐만 아니라 구축 아파트 관련 문의 전화가 많이 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래미안 수유는 지난 8월 전용 59.88㎡이 4억1600만원에 매매돼 처음으로 4억원대를 찍었다. 수유동에서는 4호선 수유역을 이용해 동북선 환승역이 될 미아사거리역까지 2정거장이면 도달한다.

이 밖에 성북구 장위뉴타운도 호재다. 서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장위뉴타운에서는 최근 동북선 경전철이 관통하는 '북서울 꿈의 숲' 인근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뉴타운에 2017년 말 첫 주자로 입주한 꿈의 숲 코오롱하늘채 전용면적 84㎡가 올 초 7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4일 8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꿈의 숲 코오롱하늘채 인근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에 곧 입주할 래미안 장위 퍼스트, 꿈의숲 아이파크 등도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위치한 '꿈의 숲 코오롱하늘채'. (사진=뉴스웍스DB)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위치한 '꿈의 숲 코오롱하늘채'. (사진=뉴스웍스DB)

◆"개통까지 많은 시간 걸려…실수요 개념 접근이 바람직해"

한편 일각에서는 동북선 경전철이 교통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집값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동북선이 개통하면 기존에 교통 사각지대였던 곳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그에 대한 선호도가 집값에 일부 반영될수 있다"면서도 "교통망 사업은 개통 때까지 공사 지연 등 변수가 생길 수 있는 만큼 투자보다는 실수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동북선도 호재로 볼 수는 있지만, 완공까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동북선, 창동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 등으로 인프라 개선 기대감이 일부 작용하는 가운데, 노도강 지역이 최근의 서울 집값 상승세에 뒤따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동북선 경전철 호재가 이미 집값에 반영된 경우가 많은 만큼 무작정 추격 매수하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며 "철저히 실수요 차원에서 역세권과 멀지 않은 중소형 평형 단지에 투자하는 게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동북선 경전철 자료 화면. (이미지제공=서울시)
동북선 경전철 자료 화면. (이미지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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