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0.18 17:41

"5~6배 인상 요구는 주둔비용 모두 달라는 것… 준비태세 비용과 미군 군속 및 가족 비용까지 추가"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사진출처= 이철희 의원 공식 블로그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사진=이철희 의원 공식 블로그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으로 50억 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요구안에 기존에 없던 항목들이 대거 추가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준비태세'와 '주한미군 군속 및 가족 지원' 등 새로 추가된 구체적 항목들도 거론됐다. 이런 사실은 18일 군사법원을 상대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출석한 정경두 국방장관과의 질의응답과정에서 나왔다.  

먼저, 이철희 의원은 미국이 5~6배에 달하는 과격한 인상을 주장하는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미 국방부의 연간 발간물에 나온 각국별 해외파병 비용 자료에 적힌 주한미군 주둔비용이 44억 달러"라며 "이를 5로 나누면 현재 분담금 규모랑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금 미국의 5~6배 인상 요구는 주둔비용 전체를 다 달라는 것이며, 이는 "동맹군이 아니고 용병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SOFA(한·미 행정협정)와 SMA 협정(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에 전반에 걸쳐 '분담' 또는 '일부를 담당한다'는 표현이 사용된다"면서 "동맹의 관계에서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전담하라는 것은 큰 틀에서 협정 위반"이라고 말했다.

SOFA란 1950년 7월 체결된 '재한(在韓) 미국군대의 관할권에 관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간의 협정'에 대체해 지난 1966년 7월 서울에서 한국 외무장관과 미국 국무장관간에 조인해 1967년 2월 9일에 발효된 행정협정이다. 주요 조항으로는 형사관할권 조항과 관련해 ① 적용대상에서 군속과 가족 제외 ② 한국측의 재판포기 조항 삭제 ③ 미군 피의자 신병인도 시기를 공소시점으로 조정 ④ 미군 피의자에 대한 지나친 특혜 폐지 ⑤ 공무의 최종 판단을 한국법원에 일임할 것 등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으로 인해 시민단체와 종교계는 불평등한 협정이라며 여러 차례 전면 개정할 것을 촉구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이철희 의원의 질의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대목은 미국측 제시안에 일찍이 없던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고, 이 금액이 전체 50억 달러 중 30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철희 의원은 "구체적으로 그간 방위비 분담금에 포함되지 않거나 각자 분담했던 전략자산 전개비용과 연합훈련·연습 비용 등이 '준비태세 비용' 명목으로 추가돼 올라왔다"고 밝혔다.

또 "그간 분담해온 연합 훈련비용을 '다 우리가 부담해야 된다고 하는 건 무리한 요구'일 뿐 아니라, SMA에 규정된 인건비, 군수비용, 군사건설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역시 협정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새로 추가된 항목에 주한미군 군속 및 가족 지원 비용도 들어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이 의원은 "주한미군에 고용된 미국 국적의 민간인들에 대한 인건비나 주택 등 가족들에 대한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정말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이 역시 경비부담 대상인 주한미군을 '현역'으로 한정한 SOFA 규정에 위배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미국과의 어려운 협상을 뒷받침하는 국방부 장관에게 꼭 챙겨야 할 숫자들도 제시했다.

첫 번째는 35조 8천억이다. 이는 우리 군이 2006년부터 2018년까지 구매한 미국산 무기 도입 비용이다. 이 의원은 "해당 기간 해외에서 무기를 산 전체에서 거의 80%를 미국에서 사고 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음은 3조 4천억이다. 이는 2015년 기준으로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에 제공한 직·간접적 지원액의 총액이다. 이 의원은 "분담금의 3배 정도를 우리가 부담하는 점도 감안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한일 간 주둔미군 지원규모를 비교하면서 "1인당 비용에서 우리가 1억2천, 일본이 8천8백만 원 정도로 후하게 주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얘기들을 장관이 당당하고 분명하고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희 의원의 이 같은 지적과 제안에 대해 정경두 국방장관은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액수들은 지금 확정된 것이 아니고, 말씀하신 여러 가지 방위 기여분을 종합적으로 보고 SOFA 규정이나 SMA 협정에 꼼꼼하게 보고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더불어, "한미동맹이 상호 '윈윈(win-win)' 할 수 있도록 좋은 방향으로 협상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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