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0.22 15:53

의사협회, "인건비·성과급 모두 국민 부담…방만한 조직 줄여라"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민간 위탁업체 직원을 무더기로 내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가 하면 임원들이 국민이 낸 보험료로 성과급을 나눠갖는 등 방만한 경영을 일삼아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의사협회는 22일 '문재인케어' 여파로 지난해 부채가 3조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건보공단이 임원들에게 3억6000여 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명백한 모럴해저드라고 비난했다. 건강보험공단이 임원급 성과급을 줄 수 있었던 것은 기관장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기관장도 6400만원을 챙겼다.

적자 전환에도 건강보험공단이 고평가를 받은 것은 공공기관에 대한 정부의 평가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경영실적보다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나 신규채용 확대처럼 정부 정책의 협조 여부 등이 평가기준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건보공단은 최근 콜센터 직원 1572명의 직접고용 방침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이 민간에 위탁한 업무는 정부가 추진해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3단계’에 해당된다.

정부는 1단계로 중앙정부와 공공기관, 그리고 2단계는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과 공공기관 자회사 비정규직(기간제·파견·용역 등)의 정규직 전환을 실현했다. 그리고 현재 마지막 3단계인 민간 위탁분야 정규직화가 기관별로 추진되고 있다.

공단의 이 같은 행태는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공단이 관리운영비로 쓴 돈은 10조7501억원에 이른다. 관리운영비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80%에 육박한다.

문제는 보험공단의 재정이 취약해지면 국민 보험료의 대폭적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이다. 문재인케어 이후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늘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이 비대해지면 결국 세금과 보험료로 부족분을 충당해야 한다.

의협은 “공단의 인건비가 매년 폭증하고 있는데다 부서별 포상금과 성과금까지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에서 지불된다”며 “비대하고 비효율적인 조직을 축소하는 등 방만한 조직운영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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