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왕진화 기자
  • 입력 2019.10.26 04:35

대형마트와 관계, 대립서 상생협력으로…지역상권 활성화
삼척시, 청년몰과의 시너지 효과 감안해 이마트에 '러브콜'

삼척 중앙시장 C동 2층에 위치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0호점 옆 &라운지는 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왕진화 기자)
삼척 중앙시장 C동 2층에 위치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0호점 옆 &라운지는 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왕진화 기자)

[뉴스웍스=왕진화 기자] 삼척 중앙시장이 젊음을 되찾기 위한 파트너로 이마트를 선택한 가운데,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와의 관계 변화가 눈길을 끈다.

최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삼척 중앙시장을 찾는 비중은 50세 이상이 46%를 웃돌고 있었다. 젊은 콘텐츠와 젊은 상인, 젊은 고객은 이 시장에게 꼭 필요한 존재였다. 이런 고민을 적극적으로 함께 나눈 곳은 다름 아닌 이마트였다. 

기존 상생스토어의 경우 청년몰이 운영 중인 곳에 상생스토어가 입점하는 형태였다면 이번 삼척 중앙시장은 처음부터 상생스토어와 청년몰 간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기획됐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0호점은 시장 C동 중앙에 위치한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석탄산업 침체와 구매 패턴 변화 등에 따른 이유로 약 20년 이상 공실 상태였다. 상생스토어 옆에는 젊은 세대의 발길을 이끌 공간이 준비됐다. 이는 삼척시가 자금을 투자하고 청년몰을 유치하고, 이마트가 집객 콘텐츠를 적극 기획하며 가능해졌다.

먼저 '&라운지'는 시장에 장을 보러 온 고객이 편하게 앉아 휴식을 취하고 책도 읽을 수 있는 아담한 곳이다. 스타필드 별마당 도서관에서 기증한 책 3000권이 비치돼 있다. 특히 스터디룸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별도 공간도 있어 젊은 세대의 방문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삼척중앙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키즈라이브러리. (사진제공=이마트)
삼척중앙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옆 키즈라이브러리. (사진제공=이마트)

같은 층엔 삼척시에서 조성한 아이들을 위한 공간 'SOS통통센터'(Support of One-Stop 統通)도 함께 문을 열었다. 총 543㎡(약 164평) 규모인 SOS통통센터에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138㎡(약 42평) 규모의 '어린이 놀이터'와 장난감을 대여할 수 있는 69㎡(약 21평) 규모의 '장난감 도서관', 다양한 테마의 도서·교구가 마련돼 있는 55㎡(약 17평) 규모의 '키즈라이브러리'로 구성됐다.

이 센터는 (사)위스타트가 위탁 운영하며,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이는 지역 내 영유아 복지 향상을 꾀하는 한편, 젊은 세대를 전통시장으로 유입시켜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삼척시가 준비한 청년몰 25개 매장도 같은 건물 2, 3층에 들어선다. 24일 '제비다방'을 시작으로 11월 12개 매장, 12월 12개 매장의 오픈을 순차적으로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척시는 상생스토어와 청년몰의 고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건물에 승강기를 신설했다. 현재 147면인 주차 공간을 주차 타워 형식으로 개선해 370면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삼척 중앙시장 내에서 갓 사업을 시작한 청년몰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난 17일 청년 상인들을 대상으로 최신 유통 트렌드와 점포운영 노하우 관련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며 "일자리 창출과 시장 집객력 상승 등 대형마트 차원에서 전통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앞으로도 상인회, 지자체와 함께 고민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척중앙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옆 키즈라이브러리. (사진제공=이마트)
삼척중앙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옆 키즈라이브러리. (사진제공=이마트)

이마트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통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는 더 이상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생협력 관계로,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이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을 이미 입증한 바 있다.

이마트는 2016년 8월 당진 어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첫 선을 보인 후 이번 삼척 중앙시장까지 총 10개의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이어가고 있다. 당진 어시장의 경우 2016년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유치 후 시장 주차장 이용 건수가 전년대비 16년에 50.8%, 17년에는 54.5% 증가하면서 상생스토어의 고객 유치 효과를 보여주었다.

구미 선산 봉황시장은 2017년 6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오픈하면서 청년 상인들도 함께 매장을 열었다. 24년간 공실로 비어있던 공간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와 18개의 청년상인으로 채워져 함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청년몰에는 입점 희망 대기자까지 생기는 등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

또, 2019년 7월 오픈한 노브랜드 동해 남부 재래시장 상생스토어의 경우 상생스토어 최초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FC 형태의 매장으로, 기존 잡화점 운영 때 보다 매출이 5배 증가했다. 동해 남부 재래시장은 이 영향으로 하루 평균 방문객이 400~500명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 중이다.

다음 주인 10월 31일에는 대전에 위치한 산성 뿌리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1호점이 273㎡(약 83평) 규모로 열린다.

대전 산성 뿌리시장 상생스토어는 기존 시장에서 운영중인 슈퍼가 경영난으로 폐업한 자리에 들어선다. 이마트는 시장 내 노후 조명과 집기 교체, 고객 쉼터 조성, 청년마차 지원 등을 시장 관계자들과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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