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0.24 15:23

원내 1,2당 아닌 제3세력이 총선 앞두고 활로 모색 분주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사진출처= 한반도평화만들기 홈페이지 캡처)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사진출처= 한반도평화만들기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위한 물밑 움직임이 일정부분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정계개편을 위한 시동이 본격적으로 걸리고 있다.

정계개편의 한 축은 과거 동교동계 원로들을 매개로 대안신당(가칭)과 바른미래당 일부 및 민주평화당 일부를 중심으로 하는 통합의 움직임이다. 여기에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까지 포괄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계보인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권노갑·정대철 전 의원과 민주평화당의 조배숙·황주홍 의원, 대안신당 유성엽·장병완·장정숙 의원은 23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홍 회장과 만찬을 했다. 여기에는 홍기훈·정호준 전 의원도 동석했다. 또한, 바른미래당 소속 박주선·김동철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개인사정으로 불참했다고 알려졌다. 이른바 '빅텐트'라고 불릴 수도 있는 비교적 큰 그림이라는 평가다.

기존 정치세력의 이합집산은 예상된 것이지만 홍석현 회장의 등장은 다소 이채롭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은 1949년생으로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산업공학과 경제학 분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977년에는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1983년 재무장관 비서관과 대통령 비서실장 보좌관을 지낸 뒤 1994년부터 2005년까지 중앙일보 사장과 회장을 연이어 역임했다. 이후 2005년 제20대 주미 한국대사관 대사를 역임하고 돌아와 2017년까지 중앙일보, JTBC, 중앙미디어네트워크 회장을 겸하며 언론사를 운영해왔다. 2017년 한반도포럼 이사장을 거쳐 그해 11월부터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을 맡고 있으면서 지난해부터는 중앙홀딩스 회장도 겸하고 있다.

대표적인 언론재벌의 한 축으로 꼽히는 홍 회장과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당을 뿌리로 하는 의원들의 만남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이날 홍 회장과 만찬 자리에 모인 전 현직 의원들은 '제3지대 신당'을 위한 빅텐트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홍 이사장이 신당과 관련해 즉답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홍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정대철 전 의원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홍 회장에게 제3지대 신당의 대표를 맡아달라고 제안했으나 홍 회장이 고사하면서 "나는 아니고, 다른 인사를 추천하겠다"고 에둘러 말했다고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한 축의 흐름이 감지된다. 바른미래당 내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약칭, 변혁)의 하태경 의원과 (가칭) 대안신당 유성엽 대표가 앞서 지난 21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제3지대 구축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일부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신당의 유성엽 임시대표는 23일 "대안신당이 11월 17일에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했지만 우리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으니 각 정파에서 제3의 길에 대한 여러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피력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원내 1,2당을 제외하고 제3세력이 구체적인 활로 모색에 나서면서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여의도의 정치시계는 그 흐름이 점차로 빨라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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