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0.26 07:00

"비례 심사위는 외부인사 중심으로 꾸려야...결과 발표때 공심위원 명단도 공개"
서복경 "비례대표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이 사람'이라고 설명할 수 있어야"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례대표 공천제도,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토론회에 참가한 토론 패널들이 진지하게 토론에 임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례대표 공천제도,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토론회에 참가한 토론 패널들이 진지하게 토론에 임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준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 선거제도(가칭)' 도입 선거법 개정안이 최근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비례대표제 운영의 실제 상황을 놓고 서강대학교 서복경 교수와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장하나 전 의원이 맞붙었다.

지난 24일 국회에서는 국회 시민정치포럼, 한국선거학회 및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남인순, 이철희 의원과 정의당의 이정미 의원의 공동주최와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주관으로 '비례대표 공천제도,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토론회에서다.

이 토론회에서 서강대학교 서복경 교수가 "정당 리더십이나 계파들의 특권이 아닌 비례대표 명부작성은 경쟁적이고 공개적인 제도적 과정을 통해 가능한 것이지, 비례의원을 지난 정당 리더십의 잔여로 인식하면서 1회용으로 처분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정당들이 비례의원을 '쓰고 버리는 1회용'으로 취급하는 한, 결코 제대로 된 비례대표제도는 정착될 수 없다"고 꼬집자 장하나 전 의원이 반론을 펼쳤다.

장 전 의원은 "정당개혁 없는 정치개혁은 없다는 면에서 서복경 교수님 글에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지역구 후보 공천에도 무관심한 상황에서 비례대표 후보 공천에 관심을 갖는 시민, 당원들은 더욱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1회용이라서 비례대표의 효용성을 인정하기 힘들다고 하지만 이미 불투명한 공천과정에 의해 비례대표가 된 사람들이라면 재선해도 효용성이 떨어지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계속해서 그는 "그래서 이 부분은 납득이 어려웠다"며 "4년 동안 훈련된 공공재가 1회용이라서 아깝다지만 저는 여의도에서 변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쓰고 버리고 쓰고 버리고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러라고 임기가 4년 내지 5년에 그치는 게 아닐까요"라며 "큰 권력 앞에서 변하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것보다 자주 교체해 쓰는 것이 선거권자들에게 더 나은 전략 같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물론 저도 재선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꼭 제가 아니더라도 국회의원 잘 할 사람은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장 전 의원은 "어쨌든 비례대표 공천제도에 개혁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며 "이런 토론회에 올 때마다 개혁의 동력은 과연 어디에 있다는 건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천만 밀실이 아니라 정당운영이 모두 밀실"이라며 "그리고 민주당의 경우 평당원의 일상적인 정치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백만 당원 시대가 열리면서, 당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지역위원회 운영은 더욱 불투명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더해 "당내 민주화를 요구하는 평당원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거대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에 유튜브가 더해져 당원 및 지지층의 팬덤 현상이 강화되고 당내 개혁의 목소리는 설 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닌가, 제 개인이 체감하는 정당문화의 변화가 그렇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 전 의원은 선거법 처리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조국 사퇴로 말미암아 선거법 처리가 불투명해졌다"며 "비례대표 공천제도를 논하는 게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라고 쏘아붙였다.

더불어, "저는 오디션을 통해 공천을 받았다. 전무후무한 일로 알고 있다"며 "서복경 교수님의 글 마지막에 다섯 가지 제안이 있지만, 저는 비례대표공천심사위원회를 저명한 외부인사 중심으로 꾸리고 공천 결과 발표와 동시에 공심위원 명단도 공개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그는 "공천 결과의 책임을 지는데 스스로 부담을 느낄 만한 준공인이면 좋겠다"며 "그 정도는 돼야 기득권 정당도 정당 투표율을 올리는데 흥행요소로 작용할 것이고, 사람들도 비례 공천 받은 사람들을 관심 있게 봐주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유명한 심사위원들이 오디션에서 당선된 사람들의 실력과 권위를 담보하는 것과 유사하게 말이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장 전 의원의 발언에 앞서 서복경 교수는 "가장 먼저, 비례대표 명부작성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각 정당들은 자기 당의 이념적, 정책적 정체성에 비추어 어떤 명부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원칙을 합의하고 시민들에게 공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보가 중요한 정당은 자당의 안보정책을 먼저 공표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하며 그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이 사람'이라고 시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노동정책이 중요한 정당은 노동정책을 먼저 공표하고 그 정책을 실현할 적임자가 '이 사람'이라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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