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0.28 16:31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 느끼게 해"
바른미래당 "그런 식의 풍자는 도의를 한참이나 벗어난 것"

28일 자유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올라온 '벌거벗은 임금님' 애니매이션의 한 장면. (자료출처= 오른소리)
28일 자유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올라온 '벌거벗은 임금님' 애니매이션의 한 장면. (자료출처= 오른소리)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마스코트 '오른소리 가족' 제작발표 및 전시회를 열면서 이 마스코트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벌거벗은 임금님'을 공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고 비난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오른소리 가족'의 할아버지 '김대한'이 손주들에게 "옛날에 욕심 많은 임금님이 살았는데, 욕심에 눈이 멀어 자기를 망신주려는 것도 몰랐던 임금님은 결국 벌거벗은 채 백성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고 말았다"고 시작한다. 

이어 문 대통령을 풍자한 임금이 등장해 자신의 즉위식을 준비하는 장면이 나온다. 임금이 입을 옷을 주문하고, 신하들은 투명한 '안보자켓'을 비롯해 '경제바지'와 '인사넥타이'를 준비한다. 이 임금은 이 옷을 입고 즉위식을 거행한다. 철갑옷을 입고 손에는 '보름달'이 그려진 방패를 든 기사들은 이 임금을 호위한다.

백성들은 "신나게 나라를 망치더니 드디어 미쳐버렸군, 나라가 아무리 어려워도 옷도 입을 줄 모르는 멍청이를 임금으로 둘 수는 없지" 등의 말로 임금을 조롱한다.

임금은 즉위식 후 마침내 신하들에게 속은 것을 깨닫고 쓰러져 죽는다. 이를 두고 할아버지는 손주들에게 "이것이 바로 끊이지 않은 재앙, 문·재·앙이란다"고 일갈한다.

이와 함께 한국당이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또 다른 애니메이션 '양치기 소년 조국'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연루된 사모펀드·사학법인·자녀입시 관련 의혹을 다뤘다. 애니메이션 속 군중이 조 전 장관을 두고 "사법고시도 패스(합격) 못했다"고 힐난하는 가운데 각종 의혹을 검증하고, 결국 조 전 장관은 비행기를 타고 해외도피를 하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우리 정당사에 있어서 당 차원의 가족 캐릭터를 만들어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하는 시도는 아마 최초일 것"이라며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소통하는 한국당의 변화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국당이 공개한 동영상은 충격을 금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다"면서 "2004년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환생경제'라는 이름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온갖 잡스런 욕설을 퍼부어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일이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고 힐난했다.

'환생경제'란, 2004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선보인 연극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노가리'로 풍자해 논란이 됐었다.

28일 자유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올라온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빗대 풍자한 애니매인션의 한 장면. (자료출처= 오른소리)
28일 자유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올라온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빗대 풍자한 애니매이션의 한 장면. (자료출처= 오른소리)

또 다른 보수정당으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도 이날 김수민 원내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비판의 품격은 지켜라"라며 "자유한국당의 '벌거벗은 임금님' 애니메이션은 도가 지나쳤다. 대통령을 그런 식으로 비유하고 풍자하는 것은 도의를 한참이나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은 과거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주최로 열린 전시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 그림이 국회에 내걸렸던 기억을 벌써 잊었는가. 아니면 와신상담하며 벼르고 왔던 앙갚음인가. 저급한 풍자를 주고받는 추태의 반복이야말로 추방돼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더구나 지지를 받건, 받지 못하는 대통령이건, 대한민국 대통령을 추하게 풍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날카로운 비판을 하더라도 품격을 지켜야 한다.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에 해당 애니메이션에 대한 삭제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한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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