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0.29 15:43

"경찰간부 대상으로 '민주연구원 보고서' 필독 지시는 정치경찰 자인한 행위"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의 김태훈 상임대표(오른쪽) 외  두 명은 29일 서울지방검찰청에 민갑룡 경찰청장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장'을 접수시켰다. (사진= 한변 제공)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의 김태훈 상임대표(오른쪽) 외 두 명은 29일 서울지방검찰청에 민갑룡 경찰청장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장'을 접수시켰다. (사진= 한변 제공)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29일 서울지방검찰청에 민갑룡 경찰청장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 했다.

'한변'은 이날 서울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찰의 수장으로서 12만 경찰조직을 이끄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도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무참히 훼손하고, 경찰을 정치 조직화 시킨 민갑룡 경찰청장을 국가공무원법위반, 경찰공무원법위반, 직권남용으로 고발한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한변은 "민갑룡 경찰청장은 2019년 10월 11일 경찰청 간부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보고서 2건을 경찰청 내 모든 부서에 배포하게 했으며, '전 직원에 전파해주시고, 모든 국장·과장·계장급 이상은 필독해달라'는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에 경찰청은 이 지시에 따라 해당 보고서들을 소속 직원 1,000여 명에게 배포했고, 일독하게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더해, 이들은 "경찰청장이 집권여당의 정책보고서를 개인의 자격도 아닌, 청장의 지위에서 이를 내부에 배포하고, 일독권유를 지시한 행위는 경찰이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경찰이 아니라 집권여당의 충견이며, 정치경찰임을 자인한 행위와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특히, "경찰은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가장 강력한 유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사기관으로서, 그러한 힘을 잘못 사용하여 국민의 권리의무가 부당하게 침해당하지 않기 위해 다른 어떤 기관보다도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그 권한을 사용해야 한다"며 "그러나 어떤 국가기관보다 더 중립적이고 공정함을 유지해야할 경찰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스스로 집권여당의 하수인임을 자처하고 나섰다"고 개탄했다.
 
계속해서 이들은 "권력의 시녀가 되어버린 민갑룡 청장은 12만 경찰 전부를 정치경찰로 변질시켜 버린 지 오래"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민갑룡 사태'는 검찰개혁보다 경찰개혁이 더 시급함을 보여준다"고 성토했다. 또한, "이와 같이 민갑룡 청장이 직권을 남용하고, 정치적 중립의무를 저버림으로써 국가공무원법 및 경찰공무원법에 위반한 행위는 부당한 정도를 넘어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심각한 법치파괴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마지막으로 "이에 한변은 법치주의가 이 땅에서 더 이상 유린돼서는 안 된다는 충정으로 민갑룡 경찰청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변의 김태훈 상임대표와 석동현 공동대표 및 이헌, 채명성 변호사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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