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19.10.30 09:27

"슬픔을 나눠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사진출처=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사진출처=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세상을 떠난 모인 故강한옥 여사가 남긴 마지막 말이 "그래도 행복했다"는 것이었다고 30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 30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평생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셨고,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고생도 하셨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새마을 지도자 대회 일정을 소화한 뒤 곧바로 모친이 계신 부산으로 향했다.

41년 전 아버지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것이 평생의 한으로 남았다던 문 대통령은 병원에서 임종을 지켰다.

문 대통령은 "다행히 편안한 얼굴로 마지막 떠나시는 모습을 저와 가족들이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41년 전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신 후 오랜 세월 신앙 속에서 자식들만 바라보며 사셨다"며 "제가 때때로 영광을 드렸을지 몰라도 불효가 훨씬 많았다"고 떠올렸다.

또 "특히 제가 정치의 길로 들어선 후로는 평온하지 않은 정치의 한복판에 제가 서 있는 것을 보면서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이셨을 것"이라며 "마지막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다"며 "이제 당신이 믿으신 대로 하늘나라에서 아버지를 다시 만나 영원한 안식과 행복을 누리시길 기도할 뿐"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아울러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며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리겠다"며 "슬픔을 나눠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대통령은 좌판 장사, 연탄 배달 등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모친과 유독 각별했다. 

자서전에서 "뼈저리게 가난했던 당시의 경험을 잊을 수 없었다"며 "가난하지만 기본은 지키며 살아야 한다는 부모님이 제게는 나침반이 됐다"고 썼다. 

특히 "만져보면 아주 거친 손이지만 또 늘 따뜻했던 손으로 기억한다. 우리 어머니는 가족 생계를 오랜 세월 동안 책임지셨다"며 "여기 이 땅, 우리네 많은 어머니들처럼 그 긴 세월 수없이 많은 눈물과 한숨을 삼키셨다"고 마음을 담았다. 

한편 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는 북한 함경남도 흥남 출신으로 1950년 '흥남 철수' 당시 월남했다. 

강 여사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으로 재직 중이던 2004년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당시 북측에 있던 동생 병옥 씨를 만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9월 추석특별기획 방송에 출연해 "제가 아마 평생 어머니에게 제일 효도했던 것이 이때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게 아닌가 싶다"라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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