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1.01 17:08

대한두통학회, 병원 찾은 환자 207명 설문…"삶의 질 위해 조기진단·치료 받아야"

(그림: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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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증상의 고통에 비해 과소평가되고 있는 질환이 편두통이다. 원인이 다양한데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하는 안일한 대처가 그 이유다.

대한두통학회가 1일 발표한 ‘편두통 환자들의 삶의 질에 대한 실태조사’는 이러한 편두통 환자들의 잘못된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학회는 11개 종합병원 신경과에서 편두통 진단을 받은 환자 207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과 관련된 질문을 했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 정도다. 가장 증상이 심했을 때의 통증정도(NRS Score)는 평균 8.78점으로 이는 출산의 고통인 7점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는 5점 이상 통증 환자도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 같은 통증은 환자의 정서 및 정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절반 이상은 편두통으로 인한 우울감으로 신경질적으로 변하거나 화를 자주 낸다고 답했다. 이들의 정신질환 경험도 우울증 68%, 불면증 26%, 불안증상 25%, 공황장애 6% 등 순으로 나타나 편두통은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할 질환임을 보여줬다.

하지만 실제 편두통 환자가 병원을 찾는 데는 오랜 시일이 걸렸다. 두통 증상이 나타난 후부터 진단을 받기까지 소요된 시간이 평균 10.1년이 걸린 것이다.

게다가 환자 5명 중 2명은 진단까지 11년 이상 소요됐고, 심지어 21년 이상 걸렸다고 응답한 환자도 14%나 됐다. 이에 반해 증상 초기에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13%에 불과했다. 이번에 설문에 참가한 사람은 병원을 방문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가벼운 편두통 환자를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에선 환자들은 편두통을 한 달 평균 12일 이상 경험하고 있었다. 그리고 월 4일 이상 학습 또는 작업능률이 50% 이하로 감소하거나, 결석 또는 결근도 월 1회꼴로 발생한다고 답했다.

학회는 편두통 역시 조기치료를 받으면 치료효과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3차병원에서 예방적 치료환자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두통일수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66%, 진통제 먹는 회수가 감소했다는 응답이 68%, 삶의 질 개선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63%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조수진 대한두통학회 회장(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은 "편두통을 방치하다 질환이 악화하면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벌어진다"며 "증상 초기라도 병원을 찾아가 정확한 진단에 근거한 치료를 받을 것"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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