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11.01 18:33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기념 영상 메시지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전 구성원 앞에서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내놓았다.

1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래세대에 물려줄 초일류 100년 기업이 되자"라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이 부회장의 영상 메시지는 삼성전자 사내방송을 통해 전국에 있는 10만5000여명의 임직원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사장단부터 신입사원까지 국내에 근무하는 삼성전자 구성원 전체를 향해 화두를 던진 것은 이번이 최초다. 사실상 이 부회장이 삼성 '총수'로서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확고하게 각인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의 첫 메시지는 크게 도전, 혁신, 사회적 책임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다가올 50년을 준비하기 위해 이 부회장은 첫번째 키워드로 '도전'을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임직원들의 상상과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도전이 앞으로 100년 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더욱 크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선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통한 혁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영향 속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주력 사업인 반도체·스마트폰·가전·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경쟁국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 혁신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리의 기술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자"라며 "기술 혁신은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우리 사회와 인류의 미래에 대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핵심 키워드로 '사회적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면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기업만이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50년간 성장하는 데에 수많은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소통·상생이 밑바탕이 되었는데, 앞으로의 50년을 위해서는 이같은 노력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이 던진 3가지 메시지는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삼성전자의 경영이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처음으로 전체 임직원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영상 메시지를 통해 총수이자 '오너가 3세'로서 앞서 삼성전자를 창업한 이병철 선대회장과 부친인 이건희 회장과는 다른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란 평가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최근 이 부회장에게 내부 준법감시체계 작동, 혁신경제 기여, 기업총수로서 자세 등을 주문한 것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있다.

정준영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공판을 마무리하면서 이 부회장에게 "1993년 당시 만 51세의 이건희 삼성그룹 총수는 낡고 썩은 관행을 모두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자는 '신경영 선언'을 하고 위기를 과감한 혁신으로 극복했다. 2019년 똑같이 만 51세가 된 이 부회장의 선언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하냐"고 물은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이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메시지는 앞으로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그룹 전체를 이끌어갈 방향등이 될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이 부회장은 현장과 소통하는 경영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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