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1.03 19:02
캐리 람(왼쪽) 홍콩 행정장관이 6일 중국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과 6월 홍콩 시위 시작 이후 처음으로 만날 예정이다. (자료사진=SCMP 뉴스 트위터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권 강화 방침을 천명하고서 처음 맞은 주말, 홍콩 도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200명 이상이 체포되고 부상자도 속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시위 시작 이후 처음으로 베이징에서 중국 최고지도부와 공식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센트럴 등 도심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진 전날 시위와 관련해  2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54명은 부상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한 남성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화 운동 진영은 당초 전날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 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경찰은 이를 불허했다. 이에 시위대는 경찰의 불허에도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센트럴, 몽콕, 침사추이 등지에서 동시다발로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22주째 이어진 주말 시위에 참여한 홍콩 시민 일부는 경찰에 화염병과 벽돌 등을 던졌고 곤봉 등으로 무장한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까지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시위현장에 출동한 경찰. (사진=SCMP 뉴스 트위터 캡처)

일부 강경 시위대는 베스트마트360, 스타벅스 등 중국 기업이나 친중국 성향의 기업으로 간주하는 상업 시설들을 공격해 파괴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언론 매체인 신화통신의 홍콩 사무실 건물을 습격해 건물 1층 유리창을 깨고 로비의 시설들을 부쉈다. 로비에 화염병을 던져 불이 붙기도 했지만 조기에 진화돼 인명 피해로 번지지는 않았다. 시위대의 신화통신 공격에 대해 홍콩편집인협회와 홍콩기자협회는 비판 성명을 발표하며 경찰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고 지도부 일원인 한정(韓正) 정치국 상무위원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6월 홍콩 시위 시작 이후 처음으로 공식 회동을 갖게 된다. 홍콩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람 장관이 5일 밤 베이징으로 이동해 6일 한 상무위원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상무위원은 홍콩·마카오 업무를 관장하는 최고 책임자다. 이번 회동은 중국이 최근 연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홍콩 통제권 강화 방침을 안팎에 천명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층 더 눈길을 끈다.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인 조슈아 윙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이날 회동에서 질책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 시위 위기를 다룰 새로운 전술을 중국 지도부로부터 브리핑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중국 당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19기 4중전회를 마치고 "헌법과 기본법에 따라 홍콩에 전면적 통제권을 행사하는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면서 홍콩 사태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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