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1.05 12:08

금속노조 "노동자들을 거리에서 죽게 만드는 것이 문 정부의 '노동존중' 사회냐"

정의당 이정미 의원과 금속노조 한국히타치화성분회는 5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자본 한국히타치화성전자재료 노조파괴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정의당 이정미 의원과 금속노조 한국히타치화성분회는 5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자본 한국히타치화성전자재료 노조파괴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정의당 이정미 의원과 금속노조 한국히타치화성분회는 5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자본 한국히타치화성전자재료의 노조파괴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이정미 의원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노조활동에 관해서 기업들은 아직도 여러 단계의 진입장벽을 세워놓고 있다. 한국히타치가 보여주는 행태가 그 좋은 사례"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힘들게 노조설립의 힘든 진입장벽을 넘더라도, 기나긴 단체교섭의 또다른 장벽을 넘어야 한다"며 "한국히타치 사측은 사내(社內)가 아니라 굳이 호텔에서 교섭하면서, 기본적인 노조활동 시간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계속해서 "단체교섭 과정을 길고, 험난하게 하는 것이 통과의례라도 되는 것이냐"며 "헌법의 기본권리를 언제까지 싸움의 습득물로 얻어내야 하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 의원은 고용노동부도 힐난했다. 그는 "고용노동부는 파업 80일 사태를 더 이상 방관하지 말아야 한다. 발표대로 한국히타치에 대한 조속한 수사를 촉구한다. 한국히타치 사태를 방관하면 부당노동행위 근절도, 노동존중도 모두 공염불이다"라며 "노조의 진정사건에(연장근로 위반) 대해서도 조속히 결론내리기 바란다"고 쏘아 붙였다.
 
금속노조 한국히타치화성분회 관계자는 기자회견문 낭독에서 "한국히타치화성전자재료는 매출액 158억원에 당기순이익이 50억원이 넘는 알짜배기 회사다. 지난 회기에는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72억원이 주주배당 형식으로 일본 히타치캐미칼에 들어갔다"며 "한국에서 돈을 벌어 순이익의 대부분을 일본으로 환입하고 있는 일본자본이, 한국의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 쫒고 있다"고 개탄했다.

계속해서 금속노조는 "회사는 노조의 요구안은 아무 것도 들어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노조 활동시간은 단 한시간도 줄 수 없다고 했다"며 "노조사무실은커녕 조합원들의 조합비를 공제하여 조합통장에 입금해주는 일괄공제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결국 교섭이 결렬됐고, 8월 21일 조합원들은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면서 "파업이 시작되자 회사는 한여름 30도가 넘는 무더위를 피해 휴게실에 들어간 조합원들을 '나가라'며 내쫒았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그들은 그러면서 '직장폐쇄' 운운하며 조합원들을 협박했다. 휴게실에 빨간 줄을 그어 조합원들의 출입을 금지했다"고 주장했다.

뿐만아니라, 이들은 "노조에서는 '회사내 교섭 등 회사가 성실하게 교섭하면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제안했는데도, 회사는 이마저도 거부했다"며 "계속 파업하고 투쟁하라고 부추기는 이상한 회사"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일본자본 히타치케미컬은 한국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싶으면 한국의 헌법과 노동법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경영진도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교섭해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에 더해, "노동자를 무시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이시대에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더불어 이들은 "노동자들을 모두 길거리에서 쓰러져 죽게 만드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사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금속노조와 정의당은 한국히타치화정전자재료가 지금 당장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성실한 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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