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11.05 15:44

올 상반기 주택투자 전년 동기 대비 12.3% 줄면서 경제성장에 마이너스 영향
주산연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우선 1주택자 및 거래세 규제 완화 필요"

서울의 아파트. (사진=뉴스웍스DB)
서울의 아파트.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주택투자가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기의 주택산업,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응전략 모색'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김덕례 선임연구위원은 '주택산업의 국가경제 영향과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과제'에서 "최근 경제가 어려워진 주요 원인은 그 동안 경제를 견인해왔던 주택투자가 부진한 결과"라며 "대내외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민간주택투자 회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사회가 3만 불 시대에 진입하면서 양적 확대 시대에서 질적 성장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건설 중심이었던 주택산업을 다양한 연관산업까지 포괄할 수 있는 신산업체계로 재구성해서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아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주택산업구조 체질 개선 및 신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집을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미래기술을 연계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고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5일 열린 '위기의 주택산업,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응전략 모색' 세미나에서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남빛하늘 기자)

주택산업은 금융위기 이후 GDP 성장에 20~30% 기여해왔으나 2018년 이후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 GDP성장률은 1.9%에 그쳤으며, 주택투자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올 상반기 주택투자는 46.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가 감소하면서 GDP성장기여율 -39.6%, GDP성장기여도 -0.74%포인트로 경제성장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쳤다.  

건설투자 부진으로 GDP성장률이 0.76%포인트 하락했는데, 주택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즉 건설투자의 GDP성장기여도 -0.76%포인트 중에서도 주택 -0.74%포인트, 일반건축 0.01%포인트, 토목 -0.03%포인트로 경제성장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주택투자다. 따라서 경제가 회복되려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주택투자의 견조한 회복이 중요하다.

주택산업은 주택을 건설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리, 창호, 도배, 미장, 기반 조성, 도로 건설 등 다양한 산업과 관련이 있다. 주택산업 경제유발계수를 추정하면 생산유발계수는 2.52, 취업유발계수는 11.97, 부가가치유발계수는 0.80이다. 1조원 주택투자를 하면 2.52조원의 생산액이 발생하고 1만1970명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의미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주택규제 강화가 지속되면서 주택투자가 감소하고 있다"며 "2017년 109.3조원에 이르던 주택투자는 2018년에 106.8조원으로 2.5조원이 감소했고, 올 상반기에는 46.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 "이로 인해 올 상반기에만 약 16.4조원의 생산유발효과 감소와 약 7.8만 명의 일자리 감소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20년에 주택투자가 2019년 상반기 수준으로 12% 감소하게 되면 11.2조원의 주택투자 감소로 생산유발 28.2조원 감소, 취업자 약 13.5만 명 감소하면서 2%대의 경제성장률 유지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주택투자의 급격한 위축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김 선임연구위원은 주장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주택투자는 타 산업의 생산유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산업"이라며 "이는 주택산업 자체가 2차, 3차에 걸쳐 유리, 창호, 도배, 미장 등 전문 업종에 영향을 주고 도로건설, 기반조성, 조경 등 부대사업과 임대 및 개발, 관리·중개·투자·감정평가 등 다양한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고, 따라서 주택투자가 위축되면 연관 산업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위축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추병직 주택산업연구원 이사장이 5일 열린 '위기의 주택산업,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응전략 모색'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남빛하늘 기자)

김 선임연구위원은 주택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에 성장한 국내 주택기업은 주로 원가우위 전략을 통해 성장해왔으나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규모를 고려해 집중화 및 차별화 전략을 통한 성장모델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개발·시공·분양 중심의 사업영역에서 벗어나 지역·상품·대상을 세분화하고 자산관리 및 운영단계의 후방산업까지 연계해 기업의 특화기술 선점을 통해 차별화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성장기업의 6대 전략인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 △조직문화 투자 △전략적인 글로벌화 △디자인 경영 △스마트한 착한기업 △미래산업과 기술에 대한 관심을 고려한 기업 성장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는 민간주택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기업투자를 격려하고 지원하는 환경조성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으로 △1주택자 및 거래세 규제 완화가 시급하며 중장기적으로 △주택산업 개념 재정립 및 주택산업법(가칭) 제정 △중소·창업·스타트업 등 주택기업 육성 및 지원 △주택산업금융 2.0 기반 구축 △주택산업데이터센터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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