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1.07 05:50

강동경희대병원 최천웅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왜 폐렴환자는 동네의원에서 치료가 잘 안돼 대학병원으로 이송할까. 난치질환도 아닌 폐렴을 동네의원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의사의 실력(?) 때문이 아니다. 이에 대한 의문은 폐렴이라는 질환의 특성을 알면 이해가 된다.

오는 11월 12일은 ‘세계 폐렴의 날’이다. 국제 NGO단체인 ‘아동폐렴글로벌연합’이 2009년 폐렴의 이해와 적극적인 치료를 계몽하기 위해 만든 날이다.

폐렴은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세균성폐렴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은 폐렴구균이다. 보통 코나 목의 점막에 기생하는 흔한 세균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몸속으로 침투해 폐렴을 일으킨다. 

폐렴을 정의하면 다양한 종류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로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호흡기질환이다. 증상으로 보면 같은 폐렴이지만 병원체에 따라 세균성과 바이러스성으로 나뉘는 것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기온이 낮은 환절기나 겨울에는 바이러스성 폐렴환자가 늘어난다.

바이러스성은 주로 감기나 독감에 의해 발생하지만 세균성은 원인균이 다양하다. 이는 원인균을 정확하게 찾아내야 그에 맞는 약을 선택해 효과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보니 병원체를 찾는 검사시설이 부족한 동네의원에선 환자에게 적확한 약을 제공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바이러스성 폐렴은 증상이 나타난 뒤 48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발열과 바이러스 전파를 줄일 수 있다. 반면 세균성 폐렴은 항생제 요법이 통한다. 이때 원인균에 따른 항생제 선택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원인균을 알기 어렵고, 원인균을 배양했다고 해도 균이 동정되기까지 3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폐렴이 의심되면 우선 경험적으로 항생제 요법을 시작하면서 인후가 건조하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을 공급한다. 기침이 심하면 기침억제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하고, 체온이 섭씨 40도 가까이 가면 해열제를 함께 사용한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세균을 없애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된다.

폐렴 증상은 초기에는 발열, 오한, 기침, 가래 등 감기와 비슷하다.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급속하게 증상이 나빠지고,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노년층에선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폐렴으로 병원을 찾은 60세 이상 환자가 2014년 31만3616명에서 지난해 37만637명으로 18%나 증가했다.

따라서 어린아이나 고령층, 당뇨병‧천식‧결핵 등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가래가 끼고, 고열이 1주일 이상 넘어가면 집중치료 대상이다.

무엇보다 폐렴은 백신 접종이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책이다. 폐렴구균 백신은 13가지 균을 방어하는 13가 백신, 23가지 균을 방어하는 23가백신이 있다.

폐렴을 예방하는 데는 단백접합백신인 13가 백신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어 만성질환자의 경우 두 가지를 모두 접종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이면 23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백신 접종으로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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