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19.11.06 22:18

이광현 "학종은 전 세계 한국 밖에 없어…수능과 교과 내신으로 학생 선발해야"
김한승 "수능은 '은수저 전형'…학종의 투명성과 객관성 위해 제도 뜯어고칠 것"

6일 '대학입시제도 문제 해법은 없는가' 토론회에서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과 패널들이 힘찬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과 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가 공동주최하는 '대학입시제도 문제 해법은 없는가' 토론회가 6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됐다.

민주평화당 입시개혁특위는 정당 중 가장 처음으로 입시제도 개혁을 위해 설치된 위원회로 최근 조국 전 장관 자녀의 입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입시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거워진 가운데 정시 확대를 포함해 학생부종합전형 위주의 수시 제도 개선 등 보다 객관화되고, 공정한 입시제도를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민평당 조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사태로 현행 수시 위주의 대학 입시 제도의 큰 문제점이 부각됐다"며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 방송됐던 SKY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서 정시를 확대해야 된다는 말씀도 하시면서 교육 정책이 변화되는 조짐을 보인다"며 "거기에는 정시 확대에 따르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이견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 입시 제도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는 바로 공정성"이라며 "토론 결과를 다듬어서 내년 총선 때 교육정책 공약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발제를 맡은 구본창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정책국장은 "현 시국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이라며 "교육 제도 내에 존재하는 특권 트랙이 있어 그 트랙을 밟을 수 있는 특권 계층이 교육의 수혜를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 국장은 지난 9월 30일 리얼미터 그래프를 인용해 "최근 조사에 따르면 89.9%가 한국교육제도 특권 대물림이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시 확대 방안의 문제점에 대해 ▲특권 대물림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방안 부적격 ▲사교육 폭증으로 이어질 가능성 ▲고교학점제를 비롯해 정부에서 추진하는 혁신교육 확대와 관련된 국정과제 충돌 등을 들었다.

특히 사교육 폭증 우려에 대해 "정시 확대 발언이나 기류 이후 어김없이 사교육 업계 주가는 상승한다"며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에 사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의 주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권 대물림 교육 중단을 위한 ▲조사 기구 및 지표 개발 ▲대학서열체계 극복 공론화▲채용 시장 영역 ▲고교 체제 영역 ▲대입 공정성 영역 ▲보완 영역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 다른 발제를 맡은 이광현 부산교육대학교 교수는 "학종은 전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는 제도"라며 "국민은 학종으로 '반칙을 하지 말자'며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학종의 문제점에 대해 "수능점수가 낮은 고소득층 집안의 학생이 부모의 문화·사회 자본을 이용해 스펙을 만들어서 상위권 대학에 입학한다"며 수능점수가 높은 저소득 혹은 중산층 학생의 입학기회가 감소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소득층은 중산층과 저소득층보다 월등한 사회자본을 이용한다"며 "비교과스펙을 활용해 대학입학 기회를 확대한다"고 주장했다.

대학 입시제도 개선방향에 대해 ▲수능과 교과 내신 중심으로 학생 선발 ▲수시와 정시의 통합(수시폐지)▲학종은 흙수저를 위한 전형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좋은 제도로 꼽으며 "지역적으로 고른 입학 분포를 보이는 대학은 서울대"라면서 "다만 지역의 고소득층 비율이 높다는 것은 지역 고소득층을 선발하는 통로가 된 것은 아닌지 좀 더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김창도 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 대외협력처장은 "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문제다. 백년대계라는 말처럼 미래를 내다보며 합리적인 교육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정시확대 여부는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나 정부주도가 아니라 정부와 대학 학부모 모두가 참여해서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의 서열화를 점차 개선해야 한다"며 "청년일자리 문제해결을 위한 교육제도가 시급하다. 직업전문교육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 고 주장했다.

박정희 민주평화당 대학입시개혁특위위원은 "현행 대입제도는 지난 20년간 학교다양화 정책으로 자사고, 특목고, 외국어고 등 계층대응적 학교 서열화와 대입다양화 정책으로 대학마다 다양하고 복잡한 전형방법이 있어 학부모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한승 교육부 대입정책과 연구관은 "학종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며 "학종은 금수저 흙수저 전형이라고본다. 제도를 잘 이용한다면 흙수저에게도 유리한 전형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수능은 은수저 전형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관은 "교육부는 학종이나 논술 특기자 전형 쏠림이 심한 서울 소재 대학을 중심으로 수능 확대를 할 것"이라며 "학종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위해 제도를 뜯어고쳐 보겠다"고 전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전현건 기자)

마지막으로 조배숙 의원은 "수능과 학종을 평가하자면 학종은 학생과 부모의 배경이 영향을 미친다"며 "수능은 고액과외 시켜서 할 수 있지만 현장은 본인이 공부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객관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3년 동안 수시 비율이 70%로 알고 있다. 정시의 정자는 정확하다라는 뜻인데 수시는 예외적인 것으로 봤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수시가 더 많다"며 "수시를 없애고 정시로 대체하는 것이 아닌 비율의 문제에서 정시를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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