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6.03.09 13:01

주택거래가 위축되고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난달 가계대출은 여전히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집단대출로 인한 중도금 대출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16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 을 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44조2000억원으로 한달만에 3조원이 늘었다. 일년전 같은 달의 3조7000억원에 비해서는 증가 규모가 줄었지만, 2010~2014년 2월 평균인 9000억원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은 482조5000억원으로 한달 사이 2조7000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는 작년 2월의 4조2000억원보다는 1조5000억원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주택거래가 위축된 영향으로 전년 동월보다는 줄었지만 기존에 실행된 집단대출의 중도금 대출 영향으로 여전히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올해 2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50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500가구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 2월부터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시행하며 주택담보대출에 소득심사를 엄격하게 적용하기 시작했지만 집단대출은 예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집단대출은 일반적으로 분양 아파트 등의 입주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중도금과 이주비, 잔금대출 등을 의미한다. 대출 개인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집단대출이 향후 주택경기가 악화될 경우 가계부채의 부실을 키울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33조4000억원으로 한달 동안 2조4000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는 올해 1월 6조9000억원에서 대폭 줄었고 작년 2월 4조8000억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달 대기업 대출 잔액은 167조5000억원으로 1000억원 늘었고 중소기업은 565조9000억원으로 2조3000억원 증가했다.한은은 "전월의 부가가치세 납부수요 및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 계절적 요인이 소멸되고, 대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은행의 수신잔액은 2월 1401조6000억원으로 1월보다 13조4000억원 늘었다. 수시입출식 예금이 기업의 결제성 자금과 설 상여금에 따른 가계의 여윳돈 유입으로 11조원이나 늘었고 정기예금은 3조원 증가했다. 반면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는 각각 1조원과 1조3000억원 감소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 잔액은 456조8000억원으로 11조6000억원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6조4000억원, 채권형 펀드는 2조6000억원, 파생상품 등 신종펀드는 1조4000억원 각각 늘었다.

국고채(3년)금리는 2월 중순 사상 최저치인 1.43%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약화,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2월말 1.45%, 3월 8일 1.48%로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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