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1.07 11:53

황교안 "통합은 정의이고 분열은 불의" …조경태 "기득권 내려놓고 통합에 매진"
변혁 모임,신당 창당 위해 신당기획단을 구성 결정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은 '보수대통합'에 일제히 '혹평'

7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7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보수대통합'의 물꼬를 트는 발언을 한 이래로 '보수대통합'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제가 기자회견을 통해서 말씀드린 통합은 내년 총선과 2020년 대선에서 문재인을 심판하고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문재인 정권에 맞서서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는 자유민주세력의 통합,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선언했다.

이어 "지금은 모든 것을 통합의 대의에 걸어야 할 때이다. 통합이 정의이고 분열은 불의이다"라며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자유민주세력이 국민 중심의 낮은 자세로 마음을 모아서 승리를 위한 통합을 이루어내도록 저부터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조경태 최고위원이 맞장구를 치며 "이제부터 우리 당은 모든 에너지를 통합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일부 여권세력들이 '야당 복이 있다'하는 비아냥거림을 엄격하게 받아들이고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정권 교체, 총선 승리를 향해서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혁신과 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낼 수 있도록 한국당이 앞장서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통합에 매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보수통합'의 핵심 축인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변혁)은 7일 국회에서 비상회의를 열고 신당 창당을 위해 신당기획단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전날 보수 대통합을 제안한 것에 대해 '변혁'을 이끄는 유승민 전 대표는 "보수 재건을 위해서 세가지 원칙만 확실히 지켜진다면 다른 아무것도 따지지도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보수재건의 3대 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를 지향하며,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유 전 대표는 "이런 점에 대해 황 대표나 한국당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결코 선거를 앞두고 야합이나 하고 이러기 위해 말로만 할 일이 아니란 점을 인식해주시고 그런 대화에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변혁'이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언급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있었던 보수세력 분열과 관계된 모든 일을 넘어서야 함을 에둘러 표현했다면 이에 대해 우리공화당 측은 단호한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변혁) 비상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변혁) 비상회의에서 두손을 펼치며 제스처를 쓰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우리공화당은 앞서 전날 발표한 논평에서 "탄핵을 묻어버린 통합 논의는 불의한 자들의 야합"이라며 "유승민 등 '탄핵 5적'을 정리도 못 하면서 무슨 통합을 말하느냐"고 질타했다.

우리공화당의 이 같은 반응은 향후 한국당과 '변혁' 간의 통합 움직임이 구체화되더라도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변혁' 측의 사과가 없는 한, 이러한 통합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보수적인 행보를 이어온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한국당에서 어제 원론적 수준의 보수대통합에 대해 발표했는데 일단 통합이라는 대명제에는 찬성한다"면서도 "국민들이 원하는건 대대적 쇄신과 신보수당 창당이다. 80퍼센트 물갈이를 원한다는 어느 여론조사에서도 나왔듯이 대대적인 혁신을 전제로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쇄신없이 묻지마 통합, 도로 새누리당 통합 갖고는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친박비박 각자 남탓을 하지만 국민들은 다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애꿎은 국민들에게 과거를 묻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과거가 떠오르지 않도록 선수교체와 판갈이를 대대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국회 의석수를 대폭 늘리는 것을 지상최대의 과제로 삼고 있는 바른미래당·대안신당(가칭)·민주평화당은 지난 6일 일제히 논평을 통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보수통합 제안'에 대해 혹평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황교안 대표의 헛발질이 갈수록 병적"이라며 "대낮에 펼쳐진 황 대표의 '보수 대통합 선언'은 '퇴행적인 양극단의 대결 정치'에 시동을 걸기 위한 추임새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대안신당(가칭) 장정숙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잔존하고 있는 그 우파세력의 이합집산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애당초 별다른 차이점도 없는 이익집단일 뿐"이라며 "국민과 무관한 그 세력화가 총선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지도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변혁 모임도 껴안고, 우리공화당도 껴안고, 태극기 부대도 껴안고 여기저기 들쑤시면 반발과 역풍만 드셀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은 뭉쳐야 사는 것이 아니라, 지난 정권 시절 저지른 일들에 대한 철저한 참회와 대오 각성만이 살 길"이라고 메스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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