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1.09 06:51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팀, 이식 받은 참전용사도 "완벽하다" 만족

존스홉킨스 이식팀이 이식수술을 하고 있다(사진: 존스홉킨스대병원)
존스홉킨스 이식팀이 이식수술을 하고 있다(사진: 존스홉킨스대병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지난해 세계 최초로 음경과 음낭을 동시에 이식한 수술 성공 사례가 미국 의학잡지를 통해 재조명됐다.

미국의 의료건강사이트인 웹엠디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뢰를 밟아 중상을 입은 병사의 생식기를 이식한 존스홉킨스병원 의사들의 수술경과 보고서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 7일(현지시간)자에 게재됐다고 보도했다.

수술은 지난해 3월 26일 성형외과 전문의 9명과 비뇨기과 전문의 2명으로 구성된 팀이 14시간에 걸쳐 진행했다. 그들은 죽은 기증자에게서 성기와 음낭, 그리고 복벽의 일부를 떼어내 14시간에 걸쳐 참전용사에게 이식했다. 하지만 음낭이식에서 고환은 제외됐다. 수혜자와 다른 유전형질의 자녀가 태어날 수 있는 문제가 따랐기 때문이다.

수술은 기증자의 생식기 전체를 포함한 복벽을 통째로 절개해 떼어낸 뒤 수혜자에게 옮기는 방식이다. 이때 피부는 물론 미세혈관과 신경, 힘줄을 모두 이어야 하기 때문에 고난도의 기술과 함께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수술팀은 증례보고에서 이식 후 환자가 약 18개월이 지난 지금 소변을 보는 것은 물론 음경에 정상적인 감각과 발기, 오르가즘을 느낄 정도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환자는 사고 당시 다리도 절단됐음에도 사지보형물의 도움으로 학교생활을 풀타임 영위하고 있다.

환자 역시 “이제 완벽하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식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수술전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연인관계에서 추방돼 나 자신을 남자로 보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그동안의 심적인 고통을 털어놨었다.

이 같은 수술 성공에도 그의 앞에 놓인 난관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재건성형 전문의인 리차드 레젯 박사는 “그는 남의 조직을 이식받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기증된 조직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며 “이로인해 감염에 취약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음경 수술은 2016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실시됐고, 이후 4건이 성공을 했다. 하지만 모두 음경만 이식한 사례였다. 당시 이식받은 사람은 암으로 성기가 제거된 사람으로 현재 큰 문제없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식에 성공한 의사들은 과거 미국내 최초로 전상자의 양팔이식에 성공한 바 있다. 이처럼 전쟁터에서 신체 일부를 잃고 돌아오는 참전용사가 매년 늘고 있어 조직이식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젯 박사는 “미 국방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1400명에 가까운 참전용사들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기증자 부족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는 장기기증자로 등록할 때 음경과 음낭은 해당되지 않아 사망한 잠재 기증자의 가족에게 부탁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에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도 1년 넘게 기증자를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음경·음낭 동시이식 비용은 30만~40만 달러로 추산됐다. 하지만 모든 비용은 병원측이 부담했고, 수술팀도 무료로 수술에 임했다고 웹엠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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