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11.10 15:10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격렬해지고 있는 시위와 관련해 “지난 10월 20일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상대로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사진=teleSUR tv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대선 불복 시위가 격화중인 볼리비아에서 일부 대도시 경찰이 항명을 선언하고 반정부 시위에 가세했다, 일부 시위대는 국영방송국을 점거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볼리비아 행정수도 라파스 등 최소 4개 도시에서 전날 경찰들이 제복 차림으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에 동참했다.

라파스에서는 대통령궁을 지키던 경찰 수십명은 근무 지점을 이탈, 시위대의 환영을 받으며 시내 주요 도로를 행진했다. 이후에도 대통령궁으로 복귀하지 않고 지역 경찰본부로 향했다.

사법수도 수크레, 반정부 시위 중심지 산타크루스 지역의 경찰들도 "항명에 가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일부 치안 부대가 국가 원수인 모랄레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볼리비아 경찰 총사령관은 일선 경찰이 항명하지 않았으며, "(다른 곳으로) 배치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모랄레스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 기반인 엘알토 지역에서 TV 연설을 통해 "쿠데타가 진행되고 있다"며 시위대를 비난하면서도 야권과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또 프란치스코 교황과 국제 인권단체를 향해 "볼리비아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반민주 단체에 대항하는 우리의 호소와 함께 해달라"며 중재 역할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비에르 사발레타 국방장관은 "현재로서는 (시위에 가담한) 경찰에 대한 군사적 대응은 없을 것"이라면서 "거리로 나선 수만 명의 볼리비아 시위대에도 군을 동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위는 날로 격화되고 있다. 시위대는 이날 볼리비아 국영 방송사인 '볼리비아 TV'와 라디오 '파트리아 누에바' 사무실을 점령하고 방송 송출을 중단시켰다. 시위대는 "국영 방송이 모랄레스 대통령의 입장만을 대변한다"라고 비난하며 40여명의 방송국 직원을 건물 밖으로 쫓아냈다. 현재 이들 방송국에서는 음악만 송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는 볼리비아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 멕시코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이 (우선순위로) 꼽은 것처럼, 대화를 통한 해결방안 모색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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