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11.11 14:36

이해찬 "한국당의 14.5조 삭감 주장은 예산안의 기본틀 해체"
나경원 "정부만 몸집 키우겠다는 건, 국가를 가분수로 만들겠다는 것"
손학규 "정부가 할 일은 일자리 만드는 기업 활성화시키는 일"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문재인 정권 집권 후반기 첫날이었던 지난 10일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과 가진 만찬의 성과에 대한 각 당의 해석이 동상이몽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여야정 상설 협의체 가동 및 자유한국당의 예산 삭감 기조에 대한 비판에 방점을 찍은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는 지난 10일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과 가진 만찬'에 대해 "마지막 무렵에 대통령께서 '여야정상설협의체'를 복원해 현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하셨고, 야당 대표들도 긍정적으로 호응했다"며 "대통령께서는 '선거제 개혁에 가장 적극적 사람은 바로 나였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국회가 선거법 개혁을 협의해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강조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예산안에서 14조5천억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예산안의 기본 틀을 해체하는 것"이라며 "더구나 민생에 직결되는 예산인 생활SOC추진단, 저소득층 장학사업, 지역일자리사업, 내일채움공제, 일자리안정자금 등 이런 예산들을 깎겠다고 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인 주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재정확대가 청년과 미래세대의 등골을 휘게 하는 등골브레이커라 규정한 것은 매우 악의적인 것으로 3류 정치선동에 불과하다"며 "일자리 예산을 무조건 삭감하겠다는 자유한국당이 서민의 등을 휘게 하는 진짜 등골브레이커정당"이라고 힐난했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1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반면, '예산심의'에 대한 한국당의 입장은 민주당과는 상반됐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 실패의 폭주를 막기 위한 집권 후반기의 첫 번째 과제 바로 '예산심의'라고 본다"며 "인사와 예산, 이 두 가지가 국정운영의 축이다. 그 중 하나인 예산의 고삐를 확 조이는 것부터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서 다시 시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제 말씀드렸지만 514조 이 슈퍼예산, 지금 우리 경제에 너무나 큰 짐이 될 것"이라며 "국민과 기업이 '어려워 죽겠다'는데 그 와중에 정부는 몸집만 더 키우겠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을 가분수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연동형 비례제 생떼를 안받아주면 안 된다'며 협상 판을 걷어찬 것, 그 걷어찬 쪽이 바로 야합세력"이라며 "민심은 분명하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한 여론조사에서 선거법 처리방식을 묻자, '여야가 합의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1.5배 높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는 여론이 찬성하는 여론을 압도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의원 수 330석 확대는 반대가 72.9%로 압도적이다. 이 의원 수 확대를 마음속으로 꿍꿍이로 생각하는 정당은 갑자기 요새 의원 세비 감축하자고 한다. 다 속이 보이는 그러한 모습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가 정말 어렵다. 자영업자가 다 죽어가고 있다. 정부에서는 예산과 재정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지 말고 시장을 살리는 길로 나서야 한다"며 "기업이 투자할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것이 제가 얘기하는 경제는 시장에서 이뤄지고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정부가 할 일은 기업을 활성화시키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의에서 김관영 최고위원은 "어제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 회동이 있었다. 임기 절반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청와대와 정치권에 소통이란 측면에서 평가한다"며 "여야정 상설협의체 재가동 합의 역시 만시지탄이지만 제대로 운영되길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대안신당(가칭) 장정숙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이 모처럼 대화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것을 환영한다. 양당의 싸움판 정치에 지친 국민은 먼저 손을 내미는 쪽에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이 다시 제안한 국정협의체의 역할도 기대한다. 대안신당은 민생 현안을 논하기 위한 대화 테이블이라면 조건 없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치적 유불리 차원에서 접근할 일이 아니라는 점을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성찰하기 바라고, 이 모든 논의를 위해 국정협의체의 정상가동을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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