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임성규 기자
  • 입력 2019.11.12 15:42
학술대회 프로그램 포스터.(사진=우리술문화원)

[뉴스웍스=임성규 기자] 우리술문화원이 '2019 술 학술대회'를 오는 30일 고려대학교 정경관 세미나실에서 개최한다.  

문화원 관계자는 "한국은 오랜 발효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 가운데 곡식을 발효시켜 얻은 술은 한국인의 삶과 늘 함께 해왔지만 한국 술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어 학술대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술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서 갖는 의미는 아직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인의 삶과 마음이 담긴 무형문화재로서의 가치는 잊혀져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한국 술의 미래 발전전략도 사실상 부재하다. 특히 와인, 맥주, 사케 등 갈수록 거세지는 외국산 주류의 홍수 속에서 한국의 술은 좌표를 잃어가고 있다. 단기적인 국제경쟁력과 장기적인 발전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술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부와 전문가 및 업계의 분발과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국 술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학술대회가 학계와 민간단체 주도로 마련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일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후원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술의 학제적 고찰과 술 산업 진흥 방안 탐색'이라는 표제를 내걸었다. 술에 대한 학술적 접근을 통해 역사성과 고유성을 확인하고 세계시장에서 우리 술의 위상을 높여가자는 것이다.

이번 학술행사는 한국의 술을 주제로 한 세 번째 학술대회로서, 오랜 동안 우리 역사와 함께 전해 내려온 술을 21세기에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지혜를 모아보려는 시도의 하나로 마련됐다.

이를 위해 이번 학술대회는 그동안 식품과 미생물 분야에 집중되어 있던 연구물에 더해서 인문과 사회, 자연과학 및 공학과 융‧복합의 전 학문 분야를 망라하는 발제를 통해 한국 술의 잠재 가능성을 거시적인 시각에서 조망한다.

특히 술은 문화와 산업의 접점이라는 데 주목하고, 철학과 문학에 담긴 의미를 조명한다. 또한 일본의 술 특별 세션에서 일본의 소주 이름과 고대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일본 술의 모습은 눈여겨 볼만하다. 이 같은 취지에 따라 이번 학술대회에는 각 학문 분야의 저명한 교수들이 참석해 관련된 주제논문을 발표하고 토론과 질의응답을 벌인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술과 술 문화의 역사를 연구해온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술 관련 업계 및 쌀을 비롯한 농산물의 가공에 부심하는 농업인들 사이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대회의 조직위원장인 박선욱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한국의 농업과 술 관련 분야의 발전이 실질적이면서도 높은 학문 수준에서 조망되기를 바라며, 특히 한·일 간에 문화·학술적 교류가 활발히 일어나 한국 술의 국내·외적 위상이 제고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학술대회 홈페이지도 개설돼 관련된 자료를 볼 수 있다. 학회 당일 우리나라 토종벼로 빚은 4종의 술을 시음하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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