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11.16 07:30
별해캄의 일종인 스피로글로에아 모시콜라. (사진제공=뉴욕타임스)
별해캄의 일종인 스피로글로에아 모시콜라. (사진제공=뉴욕타임스)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여러분이 바위에 붙어 있는 바닷말을 발견한다고 생각해보자. 아마도 무심코 지나칠 것이다. 

그런데 그 중 한 종이 진화의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식물이 어떻게 육지에 도착했는지에 대한 것이다.

연구원들이 육지 식물과 가까운 친적인 바닷말에서 두 개의 유전자를 발견했다. 그 바닷말은 식물이 건조한 땅에서 번성하는 데 필요한 핵심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

연구원들은 선조 식물인 바닷말이 육지에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박테리아로부터 얻었다는 것도 발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현재 식물은 세계의 생물 총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모두 합쳐서 약 5000억 톤의 탄소를 함유하고 있다.

5억 년전만 해도 해도 대륙은 몇몇 박테리아나 균류 이외에는 맨땅이었다.

그런데 식물이 육지에 뿌리를 내리면서 숲이 생겼다. 식물로 인해 대기에 산소가 만들어졌고, 동물들도 바다를 떠날 수 있었다.

스테판 렌싱 독일 마르부르크대 교수는 "식물은 지구의 표면을 영원히 바꾸어 놓았다"라고 말했다.

식물이 육지에 널리 퍼진 후, 그들은 많은 화석을 남겼다. 

식물 진화의 초기는 화석 기록에 남겨지지 않았다.

식물은 엽록체라고 불리는 세포 소기관에서 햇빛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포도당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그 엽록체는 한 때 바다에 살던 박테리아였다. 10억 년 전에, 그들은 아메바와 같은 유기체에 붇잡혔다. 바닷말의 조상들에 의해 잡아먹힌 것이다.

녹조류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했다. 일부는 바다에 머물렀고, 다른 일부는 민물로 옮겼다.

과학자들은 어떤 녹조류에서 육지 식물이 진화했는지를 알기 위해 DNA 조각들을 배열하고 가계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별해캄으로 불리는 다른 녹조류가 식물의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밝혀졌다.

별해캄은 주로 단세포로 이뤄져 있으며 식물의 엽록체보다 훨씬 간단하다. 

게인 카-슈 웡 캐나다 앨버타 대학 박사는 독일의 조류 수집고에 보관된 두 종의 별해캄을 골랐다.

두 종 모두 연못이나 개울 밖에서 살 수 있다.

한 종은 독일의 한 숲에 있는 바위에서 긁어냈고, 다른 종은 포르투갈의 이끼 위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연구자들은 두 종의 유전자 전체를 배열한 결과, 별해캄이 육지 식물의 가장 가까운 친척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별해캄의 한 핵심 유전자는 다른 방식으로 생겨났다. 박테리아로부터 얻은 것이다.

이 유전자들은 식물이 가뭄과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에서 살아남도록 도왔다.

연구원들은 다른 해조류에서 이와 유사한 유전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 유전자는 박테리아에 존재한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마이클 멜코니안 독일 쾰른대 박사는 고대 조류들이 어떻게 박테리아로 부터 이 유전자를 얻었는지에 대한 단서를 발견했다. 

녹조류는 해면 덮개를 만들어 물을 빨아들이고, 박테리아는 덮개를 구성하는 탄수화물을 먹고 산다. 박테리아는 녹조가 필요로 할 수 있는 비타민을 생산한다. 

이같이 밀접하게 연관을 맺은 박테리아의 유전자가 녹조류로 유입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멜코니아 박사는 "최초의 육지 식물이 출현하기 수억 년 전부터 행성의 표면은 녹색이었다"라고 말했다.

식물 진화의 초기는 화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연구원들은 어떻게 식물이 육지에 도착했는지에 대해 알기 위해 살아있는 유기체를 연구한다. (사진제공=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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