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11.15 15:50

서울 강남구 전세 0.16% 올라…수도권 내 최고 상승률
양천구 목동 전세값 5000만원↑…중계동은 강보합세

(자료제공=부동산114)
11월 8일 기준 서울 주요 지역 주간 전세가격 변동률. (자료제공=부동산114)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과 자립형사립고(이하 자사고), 특수목적고(이하 특목고) 폐지를 최근 발표한뒤 이 여파로 학군이 우수한 강남구 아파트 전세값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양천구 목동·노원구 중계동 전세값도 들썩이고 있다. 

◆매물 품귀 속 강남 전세시장 '활활'한달 새 1억원 가량 상승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11월 첫째 주 서울 강남구 전세값은 0.16% 상승하며 서울 평균인 0.04%보다 4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서울 25개 자치구를 비롯해 수도권 내에서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이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에 당첨되면 입주 후 큰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전세집에 살면서 '로또 청약'에 나서 보겠다는 심리가 커진데 있다. 여기에 정시 확대, 자사고·특목고 폐지 등 학군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전세시장이 들썩이는 것으로 보인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강남은 전세매물 품귀와 교육 제도 개편 이슈가 맞물리면서 전세값 상승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 선경1·2차와 도곡동 도곡렉슬, 삼성동 IPARK 등이 1000만~5000만원 올랐고, 대치삼성1차 아파트 전용면적 85㎡의 경우 지난달 7억원에 거래됐다. 올해 3월까지 5억원 중반에서 6억원 초반에 거래되던 매물이 꾸준히 상승한 결과다.

또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0.08% 오르며 20주 연속 상승세다. 특히 강남·서초구는 학군 및 신축 수요 등으로 각각 0.14%, 0.06% 올랐다.

감정원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이 끝나가지만 겨울방학 대비 학군수요와 입지요건이 양호한 인기지역·단지의 매물 품귀현상, 가격 메리트가 있는 구 외곽의 역세권 및 학교 인접단지 수요 등으로 상승폭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보통 1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새 학기를 대비해 학군이 우수한 강남권 지역으로 전세 수요가 몰리지만, 최근 이뤄지고 있는 전세값 상승은 계절적 수요보단 정부 정책의 영향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강남8학군 명문 학교가 가깝고 대치동 학원가와 인접한 래미안 대치 팰리스 전용면적 84㎡는 최근 전세 호가가 한 달 전보다 1억원 넘게 오른 15억원을 넘어섰다. 또 학군 수요가 많은 '은마아파트'의 동 면적 전세값은 지난 3월 4억1000만원에서 1억9000만원 상승한 6억원을 기록했다.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7단지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웍스DB)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7단지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웍스DB)

◆양천구 목동 전세값도 '들썩'…노원구 중계동은 강보합세

학군수요에 따른 전세값 상승은 강남 뿐만 아니다. 특목고 진학률이 높다고 꼽히는 양천구 아파트 전세값은 지난달 말부터 상승기류를 이어가고고 있으며 학원가가 밀집한 노원구 중계동의 경우 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15일 기준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삼성래미안2차 전용면적 82㎡ 전세매물이 지난달 14일 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4억원에 거래된 데 비해 5000만원이 오른 수치다. 또 지난 6월 6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106㎡ 매물은 지난 9월 7억3000만원으로 상승했다.

강북의 대치동 혹은 서울의 '소치동'으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동 전세값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학원가가 밀집한 중계동 은행사거리 부근에 위치한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자사고·특목고 폐지 발표로 강남 전세값이 오르더니 중계동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아직 크게 오르지는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내려가지도 않는 중"이라고 말했다.

◆"전세값 상승 당분간 불가피할 듯"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전세값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곧 겨울 이사철 비수기에 접어들지만 정부의 특목고 폐지 방침과 방학철 이사수요로 강남, 양천 등 학군수요가 몰리는 지역은 전세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전망"이라며 "여기에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 청약을 노리는 대기수요까지 늘어날 경우 국지적인 전세값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 역시 "분양가상한제 기대감에 따른 청약 대기수요 증가도 전세값 불안 요인으로 더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발표에 자사고·특목고 폐지 등 이슈가 계속되면서 안 그래도 오르는 전세값이 더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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