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왕진화 기자
  • 입력 2019.11.17 06:20

젊고 실력 있는 인재 '주목'…"새로운 먹거리 전략 세우길 기대"

(참고사진=한국물가정보 제공)
대형마트 모습. (사진제공=한국물가정보)

[뉴스웍스=왕진화 기자]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과 유통업계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영업실적이 떨어지자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인적 쇄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다.

먼저 롯데그룹은 강도 높은 인적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각규(64) 롯데지주 대표와 이원준(63) 롯데유통 부회장 등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는 임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매년 12월 말쯤 임원 인사를 단행해왔지만, 지난달 17일 신동빈 회장의 집행유예 확정으로 '오너 리스크'가 해소됐기 때문에 그 일정이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CJ그룹은 다음달 19일 예정인 경영 회의에 앞서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유통 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전을 겪고 있고, CJ ENM(Mnet)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 조작 사건 돌발 변수까지 나오면서 대거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룹의 매출 비중 65%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지난 11일 올 4분기와 내년까지 수익성 강화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제품과 사업 모두 핵심에만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신세계그룹도 11월 말 백화점과 면세점 인사가 조만간 진행된다. 그나마 두 곳은 실적이 약진하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10월 경영진을 대거 교체해 변화를 꾀한 이마트의 임원 인사와는 다른 기조를 띌 가능성도 보인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매년 12월 1일부로 인사를 내던 전통을 깨고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만 시기를 앞당겨 지난달 말 인사를 단행했다. 이마트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최고경영자 자리에 외부 인사를 앉혔다. 신규 대표이사로 영입된 강희석(50) 베인앤드컴퍼니 소비재·유통 부문 파트너는 이갑수 전 이마트 사장보다 12살 어리다. 

지난달 31일 BGF그룹도 이사회를 열고 홍석조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38) 부사장을 BGF 대표로 선임하며 2세 경영 승계 작업을 본격화했다. 이어 지난 1일 추가로 차남인 홍정혁(37)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며, '형제 경영'을 선포했다. 홍 형제는 젊은 나이에 중책을 맡게 된 셈이다.

BGF그룹은 2017년 말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BGF리테일을 분할하면서 승계를 준비해오고 있었다. 홍 신임대표는 최근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겸임하며 신선식품을 배송해주는 헬로네이처 등을 통해 신규 사업에 주력해왔다. 최근 이뤄진 인사에서는 편의점 CU를 담당하는 BGF리테일 신임대표로 이건준(55) BGF 사장이 내정됐다.

기업들의 이러한 세대교체 배경은 실적 부진과 관련이 깊다. 일본 불매운동 등 유통업계에 굵직한 이슈가 번지면서 기업의 마케팅 활동도 눈에 띄게 위축됐으며, 오프라인에서 초저가를 선보이는 온라인으로 소비 행태가 크게 변화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는 탓도 컸다.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233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76억원으로 56% 급감했고, 매출액은 4조4047억원으로 5.8% 줄었다. 영업이익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중국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아 영업이익이 57.6% 감소했던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세대교체는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하는 소비 행태에 대응하기 위한 문책성, 세대교체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며 "이번 인사는 기업과 업계 등의 분위기 변화와 혁신을 추진함으로써,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해 향후 지속 성장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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